“1회용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하라”

두 번의 유예는 없다…1회용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 강력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2.09.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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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에 초법적인 행정 권력 남용하는 정부 규탄

시민단체 “1회용품 감량 국정과제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어

환경 및 소비자단체는 23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회용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을 촉구했다. 22일 환경부는 1회용컵 보증금제의 대상 지역을 2개 지역으로 축소해 발표하며, 이후 전국 시행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환경부 발표는 지난 1회용컵 보증금제 유예 조치에 이어 두 번째 유예로 제도 시행 의지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1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사실상 또 한번 연기됐다. 지난 6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당초 9월 22일 시행키로 했던 1회용컵 보증금제를 한 차례 연기한 만큼 12월 2일부턴 반드시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시행 대상을 전국이 아닌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로 제한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첫번째 발언자로 나선 김양희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기후위기 시대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뜨겁다”며 1회용컵 보증금제만 해도 시행 전 설문조사에서 89.9%라는 찬성 여론을 바탕으로 부활했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러한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를 저버리고 있으며, 기업들을 위한 규제 완화에 앞장서고 정작 해야 할 일에는 뒷걸음치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특히 “이번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계획은 국민의 기대에 대한 배신이고 기만”이라고 강조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환경부가 발표한 ‘1회용컵 보증금제’는 시민들의 불편함보다 프렌차이즈의 불편함이 우선인 내용들로 가득함을 설명했다. 독일, 프랑스 등 전국가적으로 플라스틱 규제를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매장내 1회용컵 규제를 완화하고 1회용컵 보증금제를 연기하는 등 역행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엔 1회용컵 보증금제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국정과제 하나, 제도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정부에 무엇을 기대할지 의문”이라며 비판했다.

허승은 녹색연합 팀장은 “1회용컵 보증금제를 일부 지역에 한해 시행한다는 건 초법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법에 규정된 제도를 행정부 마음대로 시행일을 연기하고 대상을 축소했다. 정부가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하고 있다면 국민은 정부를 믿을수 있는가. 혹 준비가 부족했다면 확대되는 대상에 대한 시기가 제시되어야 하지만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환경부는 선도 지역에서 성과를 보고 확대 이행 계획안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성과가 없다면 안하겠다는 것인가? 1회용컵 회수율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교차 반환 등을 적용하지 않은 채 과연 성과가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도대체 얼마나 더 혼란을 야기할 것인가. 환경부가 환경정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이면 환경부 간판을 내려야 한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고민정 녹색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6월에 시행되었어야 할 1회용컵 보증금제가 자영업자를 핑계로 유예된 현실을 언급했다. 제도 시행 유예 이후 네 차례의 이해관계자 간담회가 있었으며, 마지막 간담회에서 환경부가 1회용컵 보증금제 대상 지역을 축소하여 시행한다고 발표하자, 대부분의 이해관계자가 전면 시행하자고 의견을 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있는 환경부가 도리어 제도를 축소 시행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후위기 시대, 플라스틱 오염은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많은 시민들은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을 덜 쓰기 위해 일상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책임 회피를 멈추고 시민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문]

두 번째 유예는 없다. 1회용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하라

환경과 시민을 포기한 윤석열 정부

두 번째 유예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 윤석열 정부를 더 이상 믿을 시민은 없다. 기업을 대변하는 환경부에게 환경 정책을 기대할 시민도 없다. 이미 현행법을 위반해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일을 지키지 않았다. 행정부 입맛대로 제도 시행을 유예하고, 대상 지역까지 임의로 결정했다. 초법적인 행정 권력이 아닐 수 없다.

양치기 소년이 된 환경부, 이미 신뢰는 잃었다

이미 지난 제도 유예로 정책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다. 지난 5월,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유예 결정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 제도 준비 미흡을 이유로 3주 전에 전격 유예를 결정했다면 환경부는 더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다. 그런데 준비는커녕 제도를 다시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다. 상상 이상이다. 소상공인을 방패 삼은 유예의 명분은 사라진 지 오래다.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몇 달 후 제도 시행을 발표한다고 해서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이해관계자 간담회는 허울뿐, 명분도 없는 유예 결정

지난 8~9월 동안 4차례 이해관계자 간담회를 통해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과정에서의 여러 쟁점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면 시행을 포기한 것은 환경부다. 이해관계자 간담회에 참가한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 프랜차이즈 본사, 환경 및 소비자 단체의 다수는 보증금제 전국 시행 및 대상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단계적 시행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전국 시행에 대한 로드맵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반영조차 하지 않았다.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은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자리였는가. 그러나 환경부의 유예 결정에는 명분조차 남지 않았다.

정부의 석연치 않은 정책 결정에 대한 확인이 필요

지난 5월 초까지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위한 관련 행정 절차가 진행되었고, 1회용컵 보증금제 시연회까지 진행되었다. 그러나 시행 3주를 앞두고 전격 유예를 결정했음에도 유예의 이유나 방식이 명확하지 않았다. 두 번째 유예 결정도 문제가 많다. 환경부 발표 1주일 전인 3차 간담회까지 부분 시행에 대한 내용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환경부 발표 이틀 전 4차 간담회에서 환경부는 부분 시행 결정을 통보했다. 주무 부처가 임의로 시행일을 변경할 수 있는가. 정책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할 수 있는가. 두 번째 유예를 누가, 왜,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했는지 시민들은 알아야 한다.

1회용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해야

더 이상 시민을 기만하지 말라. 1회용컵 보증금제는 1회용컵 회수율을 높여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시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이 제도에는 시민이 없고, 기업만 남았다.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될 수 밖에 없는 브랜드별 반납을 고수하고 교차반환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그렇게 쌓인 미반환보증금은 라벨비, 보증금 카드수수료, 처리지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환경부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할 라벨 디스펜서와 1회용컵 간이 회수지원기 비용도 소비자의 미반환보증금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를 이행하지 못하는 무능함과 눈치보기로 5년을 보낼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무능함의 피해는 온전히 시민들의 삶으로 돌아온다. 시민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국정과제 이행을 촉구한다. 윤석열 정부는 1회용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하라.

(2022년 9월 23일)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연합, 여성환경연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환경운동연합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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