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군의회는 공무국외연수 즉각 재검토하라

부산참여연대l승인2022.09.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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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공무국외연수를 기획한 기초의회를 비판하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연일 커지는 가운데 기장군 의회는 연휴를 틈타 10월 2일부터 태국(방콕)으로 공무국외연수를 떠난다. 이어 5일에는 서구의회가, 6일은 북구의회가 연수를 떠나는 등 코로나19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는 듯 16개 구·군의회 중 9개 구·군의회가 공무국외연수를 계획 중이다. 목적지는 기장군이 방콕, 영도구와 사하구는 호주, 서구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해운대구는 두바이이다.

연제구는 여당과 야당을 나눠 각각 일본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로 떠난다. 국가 전체가 치솟는 환율과 물가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 공무로 판단하기 힘든 관광지 중심의 국외연수 추진으로 구정을 견제하고 구민의 삶을 챙겨야 하는 의원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구·군의회 공무국외연수는 약속이나 한 듯이 유사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이전 경북 예천군 사태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구태의연하고 공무라는 말을 붙이기 힘든 관광 일정의 연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외유성 연수

외유성 공무국외연수의 관행은 개선되지 못한 채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일정과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전면금지를 국민의 70%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월 리얼미터) 특히 부산, 울산, 경남의 비율은 76.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현재 여론을 무시한 채 추진되는 각 구·군의회의 국외연수에는 공무는 찾기 어렵고 여행에 공무를 끼워 넣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 구·군의회의 계획에 포함된 방문지를 요약하면 기장군의회는 태국의 대표적 관광지인 Pak Kret을 방문하고, 북구의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오멘린나 요새를, 해운대구의회는 초고층 건축물이면서 관광지인 부르즈 할리파와 에띠하드타워를, 사하구의회는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 미술관, 오페라하우스, 올림픽파크를 방문한다. 연제구의회는 여야가 나누어 각각 국립이슬람사원, 바투 동굴, 나리타 도자기 마을에 방문하며, 영도구의회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인 블루마운틴, 올림픽파크, 오페라하우스 등을 내부가이드를 통해서 관람한다.

또 서구의회는 말레이시아의 바투 동굴, 이슬람 사원, 싱가포르의 보타닉가든, 머라이언파크 등 문화유산을 관람한다. 이런 일정이 앞다투어 내세우는 ‘지역 현안과 관련된 타국의 우수정책 현장을 방문하여 구에 접목한다’라는 명분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연수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2. 보여주기에 불과한 준비되지 않은 부실한 계획

공개된 계획서 대부분은 구체적인 장소, 시간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의회는 기관이나 시설을 방문해 해당 구․군에 벤치마킹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문 기관과 담당자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외국의 기관이나 시설을 방문하기 전에 일정, 방문목적, 담당자와의 면담 등 사전 조율을 한 후 방문하는 것이 당연하고 상식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세부 계획 없이 추진하는 것은 방문은 했지만, 담당자와의 면담이 무산되어 단순 견학에 그칠 가능성이 아주 크다.

해운대구는 방문하는 곳의 담당자가 아닌 ‘현지 플래너’를 통해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밝혔는데, 도대체 현지 플래너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관광가이드’의 다른 표현은 아닌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의원들은 구청장과 집행부서 간부들이 공무국외연수를 가면서 이런 부실한 계획서를 내놓았다면 계획서의 문제를 지적하고 수정하도록 하지 않을 것인가! 언제, 어디를 가는지, 방문하는 곳의 담당자는 누구인지, 어떤 지역 현안과 접목할 수 있는지 상세한 계획을 수립한 후 공무국외연수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3. 요식행위에 불과한 심의위원회

대부분 구·군의원 공무국외 출장 조례(규칙)에 따르면 ‘공무국외 출장을 하고자 하는 의원은 출국 30일 전까지 별지 서식에 따라 출장계획서를 작성하여 심사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30일은 출국 전 계획서를 심의위원회에서 검토하여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수정하고 변경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이다. 하지만 30일 전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30일 전에 위원회에 통보’하여 이후에 위원회를 개최하여 논의를 시작하고 있어 수정과 변경을 요청하더라도 비행기 표, 외국과의 일정 조율 등의 핑계로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심의를 통해 공무국외연수가 제대로 논의되고 수정과 보완이 수용될 수 있는 심의위원회 개최와 이를 뒷받침할 강제 조항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부산참여연대는 의원의 공무국외연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구·군의 필요한 정책과 사업을 먼저 파악하고 전문가 자문, 의원 내부 논의 등을 거쳐 철저하게 준비하고 충분한 경비로 제대로 된 공무국외연수를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방의회의 공무국외연수가 뚜렷한 근거와 목적을 갖고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 추진된 경우는 거의 없다. 이렇게 추진된 공무국외연수로 ‘세금 관광’ ‘예산 낭비’, ‘외유성 연수’라는 비판이 따라붙으며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의 불신은 커졌다.

따라서 구·군의회에 요구한다. 공무국외연수를 의정활동 보상처럼 여겨 세금으로 관광을 가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 구·군의회는 높은 물가로 고통받고 있는 구민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의정활동, 집행부의 권력을 감시하기 위한 대의기구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금 시기 국외연수가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으며, 의회가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구정을 파악하고 코로나19로 높은 물가,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구민의 삶을 챙기는 것인 먼저는 아닌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또한, 연수계획서, 심사위원회회의록, 연수보고서 등의 공개를 의무화하고 시민들에게 내용을 모두 공개하는 근거를 만들기 바란다. 공무국외연수를 위한 계획을 세울 때부터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을 해나간다면 지금처럼 비판을 받는 경우는 많이 사라질 것이다. 전년도에 미리 공무국외연수 계획을 세우는 등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지역 현안에 맞는 연수 목표를 세움으로써 구민의 삶과 구정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공무국외연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22년 9월 30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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