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리부지에 대한 개발계획 재수립하라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l승인2022.10.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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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중심 옛 한국유리부지 공공기여협상제 개발 부산시는 전면 재검토하라

일광읍 옛 한국유리부지는 해운대구 재송동 옛 한진CY 부지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공공기여협상제를 거쳐 개발이 추진되는 곳이다. 해당 부지는 2013년 6월 한국유리공업(주) 부산공장이 가동 중단된 후 2018년 건축물이 철거되고 지금까지 나대지로 방치되다가 올해 2월 공공기여협상 대상지로 최종 선정되었다. 그리고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총 5차례 협상조정협의회를 진행하였고, 3월과 8월 두 차례 부산시의회 의견 청취안이 올라왔지만 모두 보류되었다.

민간사업자 ㈜동일스위트 측은 지하3층, 지상40~48층 규모로 총 2,086세대의 공동주택(아파트 8개동) 건축을 기본 골자로 하여 숙박시설, 해양문화관광시설, 문화시설, 공원 및 도로 등의 개발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현재 일반공업(91.0%), 제2종일반주거(0.3%), 보전녹지․자연녹지지역(8.7%)으로 구성된 부지를 준주거(91.2%) 및 제2종일반주거(0.1%), 보전녹지․자연녹지지역(8.7%)로 용도변경 요청하는 것이다.

건축계획에 따르면 전체 부지면적 대비 주거용지는 48.3%(70,355㎡), 해양문화관광시설은 18.5%(26,973㎡), 문화시설 7.4%(10,705㎡), 도로 6.5%(9,424㎡), 공원 19.3%(28.127㎡)이다. 공동주택은 지상 40층에서 48층 아파트가 8개동 2086세대, 숙박시설은 38층에서 48층 2개동 570호실이 들어서게 된다. 부산시에 문의한 결과 숙박시설은 관광숙박 시설이 아닌 일반숙박 이고 레지던스 형태도 있으나 개인에게 분양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한국유리 부지에 세워지는 건축물은 공동주택(아파트)과 레지던스를 포함한 숙박시설이 전체(108,033㎡)의 최소 80% 이상 차지하게 된다.

건폐율 60%, 용적율 400%의 주거시설 건축계획을 반영했을 때 연면적 244,081㎡ 대비 69.2%(168,852㎡)가 공동주택(주거용지)다. 현재 부산시 <2030 부산도시기본계획>에는 옛 한국유리 부지는 해양문화관광 거점지역으로 용도변경시 동부산 발전 전략상 해양관광과 관련된 개발로 하게끔 되어 있다. 그렇지만 현재 협상안을 보면 공동주택(아파트)이 전체 부지의 48.3% 이고, 해양문화관광시설 대부분 면적이 숙박시설로 되어 있어 도시기본계획과도 맞지 않는 계획이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던 이곳에 해양관광분야의 개발이 아닌 공동주택 중심의 개발은 결코 아닐 것이다. 개발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로 도시기본계획에 맞는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일광 신도시와 일광역 동쪽 구도심과의 연계도 고려되고 있지 않다. 일광 전체 도시계획이 적절하게 반영되었는지도 의문스럽다.

공공기여 부분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부산시의회 보고에서 부산시는 공공기여가 추가 공공기여 포함하여 총 2400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알려진 바로는 공공기여가 600억원이 감소한 1800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애초 추가 공공기여라고 밝힌 구역 내 도로와 일광로 확장 부분이 제외된 것이다. 구역 내 도로 건설은 민간 사업자가 당연히 부담해야 함에도 이것을 공공기여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애초 공공기여에 도로가 포함되면서 사실상 과대포장 된 것이다. 거품이 빠진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공공기여에 대한 의구심은 남는다. 복합문화센터(문화시설) 부분이다. 구역 내 건립될 것으로 보이는 이 문화시설의 주용도가 주민들을 위한 문화 및 여가활동을 위해 교육 문화시설, 공연 · 복합문화체육센터로 계획한다고 되어 있다. 공동주택 입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갈맷길도 마찬가지다. 갈맷길이 애초 남북으로 보행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그것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 아파트가 들어서고 입주민들 편의와 해안가 보행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해안 산책로는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2,086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건설되었는데 주변 편의시설과 기반시설이 없다면 누가 그곳에 입주하려 하겠는가? 현재 공공기여 내용이 과연 해양문화관광과 일자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내용인지 아니면 공동주택 입주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공공기여로 포장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결국 민간사업자는 모호한 공공기여를 제공하고 개발이익을 통한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꼴이 될 것이다. 부산시는 지가상승분 100%를 공공기여로 제공한다는 것에 심취해 있지 말고 과연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부분들이 제대로 된 공공기여인지 다시금 따져 보아야 한다.

무분별한 용도지역변경도 문제다. 일자리 확보를 위해 타지역의 경우 도심의 공업지역이나 상업지역 내 주거개발에 대한 용도변경을 제한하고 있다. 도심에서 공업지역이 없어진다는 것은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공업지역을 무분별하게 용도변경 하는 것은 부산시의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부산시가 전체적인 도시계획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제안 업체의 사업계획을 수용하고 있을 뿐 이라는 반증이다. 따라서 부산시는 공공기여협상에 대한 기본적인 계획을 대상지 선정 등 사업 초기부터 면밀히 검토하고 수립해야 한다. 공공기여협상제는 부산시의 도시계획에 근거한 개발이 추진되어야지 지금처럼 사업자가 주도한다면 주거시설 개발을 중심으로 한 난개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칫 부산의 공공기여협상제 제도가 토지가치상승분 100%에 초고층 아파트(난개발) 건설을 허용하는 꼴로 전락될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여협상제가 아파트허가제라 되지 않기 위한 부산시의 적극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공기여협상제는 지역 거점을 통한 성장의 기회를 만들도록 하는 제도다. 따라서 한국유리부지의 개발은 이 지역에 해양관광기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공적 목적이 충분히 부합되는 방향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발계획은 전면 재검토하고 부산시는 한국유리부지에 대한 개발계획을 재수립해 부산시가 주도적으로 협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2022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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