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대화와 평화의 분위기로 변화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반도의 주인인 남과 북은 대화마저 단절된 채 갈수록 파국으로 빠져드는 상황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원인제공은 집권하자마자 남북의 모든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대북강경노선으로 선회한 이명박 정부다. 그 만큼 역사의 책임도 클 것이다.
통일부 윤상현 대변인은 지난 12일 브리핑을 통해 “고압적인 자세로 우리 정부를 길들이려는 이런 태도는 올바른 남북관계 조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항상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음을 거듭 밝힌다”고 말했다. 이는 참으로 어의가 없는 발언이다. 통일부는 계속해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실제로 나타나는 모습은 정반대의 정책과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 뿐이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수개월을 돌아보면 통일부 폐지부터 통일관련 단체장들의 보수적인 반북론자 임명 등 남북관계 경색의 중심에 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지난 정부 시절 통일부정책 기조를 전면 폐지하고, 비핵개방 3000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지난 정권 때 폐기한 북한유사기 5027 작년계획을 암암리에 부활시키는 등 한마디로 남북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인 것이다.
일부 수구보수세력들이 끊임없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이고 체제비방적인 전단 수십만장씩을 뿌리고 있는데도 정부가 이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 말로는 대화를 주장하면서 행동으로는 대화를 중단, 훼손하고 있는 것에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은 비핵개방 3000을 중심으로 한 대북정책, 냉전적이고 체제대결적인 남북관계 태도를 과감히 청산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대화의 상대로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난 정권의 남북간 합의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행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지난 정권의 모든 합의문을 뒤집는다면 과연 어렵게 진행한 대화와 협상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느 누가 협상의 파트너로서 인정할 것인가.
앞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흐름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며, 북미간 직접대화를 정책으로 내세운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는 등 한반도 주변환경이 우리 민족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정국이다. 우리 민족의 통일 시계를 몇 십년 전으로 되돌릴 수 없지 않는가.
세계 경제가 갈수록 암흑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민족의 화해와 협력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문제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것이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실용이고, 민족의 이익인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 상황과 명분을 놓치지 말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남북이 합의한 대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과감하게 이행하는 대북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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