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징계와 책임자 사과 없이는 재발방지 대책 백약무효

최근 ‘라임’ 향응수수 검사 3인 중 나의엽 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청탁금지법 기소의 적절성, 접대 가액 셈법 등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은 해당 검사들에 대한 징계 여부이다. 검찰은 뒤늦게 징계를 요청했으나, 사건이 발생한지 약 2년이 된 지금까지도 법무부는 징계심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 (사진=법무부)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는 법무부에 ▲법무부가 징계심의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 ▲전관예우 논란을 자초하고 수사 공정성을 훼손한 이들이 수사 업무에서 배제되고 있는지, ▲비슷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있는지 등을 공개질의(10/13)했지만, 법무부가 보내온 답변은 검찰의 과오를 바로잡고 신뢰 회복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지 못했다.

참여연대는 21일 “검찰 스스로 ‘라임’ 향응수수 검사들을 수사하고 기소 및 징계 요청한 만큼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징계와 사과를 즉각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의 공개질의에 법무부는 ‘라임’ 향응수수 검사 중 불기소 처분된 현직 검사 2인에 대해 ‘현재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재판 중인 나의엽 검사는 검사징계법 제24조에 따라 재판절차가 끝날 때까지 징계심의를 정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참여연대가 지난 공개질의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나의엽 검사의 최근 1심 재판으로 검사들이 향응을 수수했다는 실체적 진실이 명확하게 드러난 만큼, 징계심의를 진행하지 못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검사징계법 제24조 단서조항의 ‘공소의 제기가 있는 경우로서 징계 사유에 관하여 명백한 증명 자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2월 사건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약 2년 동안 나의엽 검사 등 현직 검사 3인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심의가 이처럼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자초할 뿐이다. 아울러 징계 청구 시점에서 의결까지의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검사징계법을 오용하는 것이다.

또한 법무부는 수사 공정성을 훼손한 검사들이 수사업무에서 배제되었는지에 대한 질의에 대해, 해당 검사들의 인사발령 내역은 공개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지점인 수사업무 배제 여부에는 답하지 않았다. 결국 이들이 수사업무에서 배제되지 않았다는 의문을 불식할 수 없다. 검찰이 ‘라임’ 향응 수수 검사들에게 수사업무를 계속 담당하게 했다면 현직 검사와 전관이 연루되어 초래한 수사 불공정 논란의 심각성을 간과한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 법무부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과 관련 법규, 청탁금지법 등에 기초한 교육을 진행하고 관련 제도를 운영하며, 변호활동 내역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등 수사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라임’ 향응수수 검사들을 과거 직접 지휘하는 직위에 있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징계 공정성 우려 관련 참여연대의 질의에는 외부위원이 다수 참여하는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충실히 진행하겠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법무부가 회피해야 하는 것은 이해충돌이며, 기피해야 하는 것은 불공정이다. 참여연대의 질문은 피해도 국민들의 의구심은 피할 수 없다.

재발을 방지하고 공정한 징계심의를 하겠다는 법무부의 답변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검사들에 대한 처벌과 책임자의 사과가 병행되어야 한다. 참여연대가 ‘라임’ 향응수수 검사에 대한 징계심의를 요구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징계가 검찰의 과오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나의엽 검사에 대한 징계심의 재개는 물론 ‘현재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다른 두 명의 검사에 대한 징계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라임’ 향응수수 검사의 징계여부에 대해 앞으로도 면밀히 감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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