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부족·의료공백 방치 주범은 국회”

3년째 잠자는 공공의대법안, 국민의힘 반대로 법안소위 상정 불발 양병철 기자l승인2022.11.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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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의사 편에서 국민 외면한 정당과 국회의원 가려내 알릴 것”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등 시민사회는 15일 “의사부족·의료공백 방치 주범은 국회”라고 주장하고 “3년째 잠자는 공공의대법안, 국민의힘 반대로 법안소위 상정 불발을 지적하며, 의사 편에서 국민을 외면한 정당과 국회의원은 가려내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경실련)

11월 15~16일 예정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2법안심사소위에 국민의힘 반대로 공공의대설치법 안건 상정이 불발됐다. 코로나19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고, PA간호사의 불법 진료와 대리원정수술 실태까지 의사 부족으로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또 다시 의사의 손을 들어준 국회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법안 상정 불발로 이번 정기국회 내 공공의대설치법 제정 논의는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국회는 부디 의사 눈치 보기를 중단하고 적체된 의사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즉각 법안 논의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시민사회는 “어떤 정당과 국회의원이 국민을 의료공백 속에 방치하고 의사 편에 서는지 가려내고 알릴 것”임을 밝히고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의사부족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지난 7월 국내 최우수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응급 수술할 의사가 없어 끝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내 최고 의료진과 최대 병상, 심지어 뇌출혈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자랑하던 병원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의사부족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서울 한복판까지 침투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2006년 의약분업으로 감축된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17년째 3,058명으로 동결되면서 의사부족 문제는 예견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방의료원뿐만 아니라, 지방국립대병원의 의사 부족 실태와 그 부족분을 PA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의사가 없는 이런 비정상적 병원에서 환자가 죽어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도저히 국민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병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국회는 손을 놓고 있다. 진정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위하는 국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얼마나 더 죽어야 국회가 나설 것인가?

의사 부족 현실을 반영해 공공의대설치법 등 관련 법안이 여야 구분할 것 없이 21대 국회에만 10건이 발의되어 있다. 이는 정치적 문제가 아닌 지역의 민생문제임을 방증하는 결과다. 그러나 관련 법안은 법안 심사소위에 회부된 채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수년째 잠자고 있다. 코로나19가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법제정 논의를 시작해도 2년 뒤에나 시행 가능하다. 더 이상 머뭇거릴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15일과 16일 열릴 보건복지위원회 제2심사소위원회에 안건 상정이 불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의원실에 안건 상정 협의내용 확인 결과, 민주당은 공공의대설치법안 우선 상정을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시기와 의정합의 사실 등을 이유로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얼마나 더 많은 국민이 죽음에 내몰려야 의사를 충원해줄 것인지 국민의힘은 그 시기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환자를 볼모로 불법 진료거부까지 불사한 의정합의를 국회가 불문율처럼 지키려는 것은 국민의 뜻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

의사들과 야합해 의정합의로 정책추진을 중단시킨 민주당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 여론과 사회적 분위기가 모두 의사 충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다수석의 민주당이 소수 여당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것은 무능한 것인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 반성해야 한다.

▲즉각 공공의대설치법안을 상정하고 논의에 나서라?

누군가 죽고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 반짝 분노할 뿐,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법제도 마련에는 소극적 모습을 보이는 국회의 모습에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공공의료 확충과 의사정원 확대 문제는 어제오늘 화두가 아니며, 더 이상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이미 수많은 법안이 마련됐고, 필요성에 대한 사회 여론도 형성됐다. 이제 남은 것은 국회가 법안을 만들고 정부가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더 이상 실기해서는 안 된다. 정기국회 내 반드시 공공의대설치법 제정 논의에 착수하라. 시민사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공공의대법 제정에 반대하는 정당과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국민에게 소상하게 알릴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를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 의원에게 공공의대설치법 제정에 대한 입법 의지를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의사 뒤에서 국민을 등지는 정치권의 행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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