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이며 합당한 근거도 없는 시의회 예산심의 규탄

부산참여연대l승인2022.12.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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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는 12월 8일 본회의를 통해 2023년도 부산시 예산을 전년도 대비 7.4%가 증가한 15조3,277억원, 부산시 교육청예산을 전년도 대비 16.2% 증가한 5조6,654억원으로 최종확정하였다. 예산 심의과정에서 의회는 부산시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총 203억원을 감액하고, 교육청이 제출한 예산안에서 236억6천만원을 감액하여 편성하였다.

시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조성 30억원, HAHA센터 11억 원 등 큰 예산을 삭감하였다고 밝혔고 언론도 같은 당 시장을 감시와 견제를 잘 하고 있는 보도가 많았으나 그 이면의 내용과 과정에는 많은 문제가 감추어져 있다.

1. 기획재경위원회는 계수조정을 통해 어린이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 예산의 30억원 삭감의견을 제시하였고 예결위에서 그대로 반영하여 통과되었다. 겉으로는 시장 공약사업을 의회가 적절히 견제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

11월 24일 진행된 재정관 심의과정에서는 담당 부서가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 예산을 당초 154억원으로 편성하였으나 재정관에서 200억원으로 올려 편성한 점이 지적되었다. 결과적으로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은 30억원 감액되어 총 170억원으로 예산이 편성되었다.

담당 부서가 제시한 예산보다 16억원이 증가한 결과다. 재정관은 의회가 삭감하더라도 충분한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예산안을 부풀려 의회에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에 의회는 사업예산을 적당히 삭감하여 명분을 챙겼고, 부산시는 사업에 필요한 예산보다 오히려 많은 예산을 확보하여 실리를 챙겼다.

또 기획재경위원회는 어린이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과 15분도시 기획단에 지역개발기금을 사용하는 것을 지적하며 시장공약사업에 기금 사용기준을 확대해석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닌지 따져 물었으나 결국 기금운용계획은 원안대로 가결되었다.

따라서 부산시장의 주요사업까지 감시와 견제를 끌어내었다는 의회의 자평과 언론기사는 부산시와 시의회가 짜고 친 예산안 상정과 심의라는 속임수에 속은 것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

반면 중소상공인, 소비자 등 부산시민의 염원이었던 동백전 인센티브 예산확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산시의회가 시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면 부산시가 정무적으로 또는 시장이 정치적으로 편성한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고 시민이 원하는 동백전과 같은 예산에 대한 논의를 주도해 시민이 원하는 만큼의 예산을 증액해야 했지만, 부산시의회마저 전 정권의 주요 정책이라는 정치적 판단으로 소극적인 심의를 하였다.

2. 행정문화위원회 소관 예산은 조정과정에서 의원들의 민간단체를 바라보는 편향된 시각이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시의회의 몇몇 의원들이 자주 지적하는 포퓰리즘식 예산 삭감과 증액이 이루어졌다. 구·군 바르게살기운동지회 지원은 당초 시가 5760만원을 편성하였으나, 시의회가 2억원가량을 증액시켜 전년도 대비 약 400% 증액된 2억5600만원을 편성하였고, 새마을회의 예산도 함께 증액한 것에 반해, 소규모 단체에 지원되는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은 1억1500만원이나 삭감하였다.

국민운동단체에는 상식을 넘어서는 증액을 하는데 소비자단체, 시민단체는 구조조정 운운하며 전반적인 예산을 감액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부산시의회가 밝히지 않는다면 정치적으로 편향된 예산심의, 시의회와 같은 정치적 지향을 가진 단체를 위한 포퓰리즘 예산심의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또 민관협치체계 운영 활성화, 민관협치 역량강화 등 협치예산, 노동환경 개선, 인권센터 운영, 민주공원 운영, 노동권익센터 운영, 이동(플랫폼)노동자 지원센터 사업비,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운영 등의 중간지원조직의 예산을 부산시가 전년도보다 대폭 삭감하여 편성하였지만,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그대로 통과시켰다. 또한, 한겨레 심포지움 개최지원, 민예총 운영비 지원 등을 시의회 손으로 직접 삭감했다.

이는 시의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권력 감시 기구인 소비자단체, 시민단체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매우 낮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시의회가 얼마나 시민과의 소통에 관심이 없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며 ‘소통과 원칙의 의회’는 애초부터 말뿐이었고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반시대적 반시민적 예산심의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예산 편성은 특정 사업에 대한 모순되고 편향적인 시각을 보였다.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는 예결위에서 5천만원을 삭감해 부산시가 당초 1억원 삭감 편성한 것과 더해 총 1억5천만원이 삭감되었다. 반면 유독 ‘국제해양영화제’만 예결위에서 3천만원 증액되었다. 국제단편영화제, 평화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으나 유독 국제해양영화제만 증액한 근거가 무엇인지 의회는 밝혀야 할 것이다.

3. 복지문화위원회 소관 예산 중 HAHA센터 생활권별 조성사업과 찾아가는 건강의료버스 사업은 상임위에서 대폭 삭감되었으나 예결위에서 부활했다. 반면 부산시가 반 토막으로 편성한 부산의료원 출연금은 살아나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던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예산 삭감을 용인하고 선심성 공약사업이자 부산시장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HAHA센터, 의료버스 등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의회가 제대로 된 감시,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주민참여예산인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 아카이브’ 사업은 복지환경위원회,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되었다. 이는 일제부터 이어진 성 착취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려 성 평등 인식을 강화하고 성매매를 근절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바람을 외면한 것이다.

4. 교육위원회 소관 예산은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경제교육 체험프로그램 활동비 지원 148억8500만원, 현장체험학습비 지원 60억2700만원 등이 삭감되었다. 체험프로그램이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을 감안하지 않고 이를 핑계로 불필요한 낭비성 예산이라고 삭감을 한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훼손한 행태이다.

시의회가 예산심의 과정에서 주민참여예산으로 편성된 예산, 그리고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예산을 삭감, 조정하는 것은 주민참여예산 정착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법적 기구인 보조금심의위원회를 무시하는 처사라 할 수 있어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또 조정된 예산이 일부 의원의 막무가내 떼쓰기 주장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의회가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부산시정의 철학, 시의회의 가치는 예산편성과 예산심의의 우선순위에서 확인된다. 부산시는 2023년 예산에서 협치, 노동, 보건·복지, 민생 등 확대가 요구되는 예산을 축소 편성하였고 감시 견제해야 할 시의회가 이를 거들고 있으니 시민 개개인의 삶이 피폐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부산시의회가 부산시의 잘못된 예산편성을 바로 잡아줄 것을 기대한 시민들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졌으며 이에 매우 참담한 심정이 아닐 수 없다. 부산시의회는 이제라도 시민의 의견을 듣고 민생에 필요한 예산을 반영하길 바란다. (2022년 12월 8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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