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반대 러시아난민 국경에 구금 한국정부 규탄

인천공항 러시아난민 구금실태 고발 시민사회 기자회견 임소연 기자l승인2023.01.03 16:46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12월 3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 인천공항 러시아난민 구금실태 고발 기자회견 (사진=난민인권네트워크)

러시아의 전쟁 속 지난 9월 21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이뤄진 동원령 이후, 이에 저항하며 해외로 약 30만명 이상의 러시아 남성들이 난민으로 해외로 피난한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으로도 피난하는 난민들이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 단체(주최 러시아 징집거부 난민의 인권과 평화를 옹호하는 한국 시민사회 일동)들은 12월 30일 오전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 기자회견을 통해 “법무부가 징집을 거부한 난민들을 인천공항에 가두고, 자진 출국을 사실상 압박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에 구금된 난민들의 신속한 입국 및 난민심사 기회 부여, 유사한 국경에서의 난민거부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현재까지 공항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 (사진=난민인권네트워크)

[기자회견문]

전쟁을 반대하는 러시아 난민들을 국경에 구금하는 한국정부 규탄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전쟁은 인간에게 살상을 강요한다. 당초 러시아와의 예상과는 반대로 전쟁이 길어지는 동안 30만명을 전장에 투입하겠다며 지난 9월 21일 동원령을 발령하였고, 소수민족과 취약한 계층 부터 차별적으로 징집되어 전장으로 끌려나가고 있다.

최근 러시아 당국은 동원령을 성공적으로 종료하였다고 밝히고 있으나, 여전히 계속해서 전장으로 끌려가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당연하게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를 거부하며 징집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자국을 떠나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 이른바 병역거부를 사유로 한 난민이 된 것이다.

이들은 살상을 거부하고 전쟁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전쟁은 어디까지나 국제 정치의 각축장일 뿐이고, 살인의 도구가 되기를 거부한 이들은 전쟁터를 떠나 난민이 되었다. 그러나 한국 법무부는 이를 두고 “심사를 받을 자격조차 없다”고 일축하며 이들을 사실상 공항 면세구역 내 출국대기실에 방치하고 있다.

이들은 직원들의 반인권적 언동에 고통을 받고. 의료에도 접근이 차단되고 있고, 여행가방을 찾을수도 없어 옷을 갈아 입지도 못한 상태에 인간다운 존엄을 상실케하는 대우 속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쟁을 반대하여 징집을 거부한 정당한 난민들이 한국의 국경에서 가둬져 모멸감과 비인도적 처우로 가득찬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잔혹한 전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강제징집을 피해 동해로 요트를 타고 피난했던 러시아 난민들의 사례가 알려졌고, 이후 공항에서 난민심사기회부여가 거부되어 몇 달째 빵과 주스, 기내식으로 연명하고 있는 러시아 병역거부자 난민들의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한국의 법원에 도움을 구하며 소를 제기한 이들의 건강 상태는 상당히 악화된 상태이며 한국정부는 이들이 말 없이 자진해서 귀국하기를 암묵적으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러시아로 돌아가면 수감되거나 강제 징집될 가능성이 높고, 그중 일부는 이미 러시아에서 반정부 집회에 참여한 바 국가 폭력을 당할 위험에 처한 사람도 있다.

이들은 전쟁에 동참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박해를 당하는 정치적 난민이다. 자국에서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피해 난민을 신청한 이들은 국제법상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난민심사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난민협약이 금지하는 국경에서의 거부다. 공항에서 사람들을 구금하여 밀어내는 것이나, 지중해와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난민들을 밀어내는 것은 동일하게 위법한 행동이다.

한국은 아시아 최초의 독립된 난민법을 제정함을 자랑하며 스스로 인권을 보장하고 있는 발달된 민주주의 국가를 자부하고 있으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렇게 전쟁에 반대한 난민들을 반대하고 있다.

또한 한국정부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국가다. 물론 병역거부권이 명시된 법률의 대상은 내국인이다. 하지만 병역거부권이 국제사회에서 보편적 인권으로 도입된 과정은 양심의 자유라는 개인의 권리 보호와 함께 부당한 무력 사용에 저항하는 것이 세계 시민의 공동 의무라는 인식이 확산된 까닭이었다. 이들이 난민이 된 이유는 인류가 반복적으로 저질러온 전쟁 범죄에 맞서 세계 시민의 의무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은 병역 거부로 인해 차별, 투옥, 폭력을 당하고 있다. 현재 공항에 체류 중인 러시아 병역거부자들은 이러한 박해를 피해 피난한 사람들이며, 어떠한 사람도 양심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박해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지금 당장 러시아 난민들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를 중단하고, 숨겨왔던 그 간의 송환사례를 공개하고, 이들을 신속히 입국시켜 난민심사기회를 부여하고, 난민지위를 확인함으로써 심각한 박해의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에 우리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며 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법무부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에 반대하여 피난한 러시아 난민들을 단순 병역기피자라고 낙인찍으며 병역을 신성화하고 동시에 푸틴의 러시아 침공을 반대할 정치적 권리를 단죄하는 위법한 심사기준을 철회하라.

둘째, 법무부 장관은 러시아 난민신청자들을 억제하려는 국경에서의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그동안의 직 간접적 송환사례를 즉각 공개하라.

셋째, 법무부 장관은 현재 가둬져 있는 난민들에 대한 불회부결정을 철회하고 의료지원과 난민법에 따른 처우를 즉각 제공하라.

넷째, 법무부 장관은 출국대기실에서 일어난 반인도적인 처우에 관하여, 음식물 옷가지 등 물품반입, 의료적 접근, 개인 소지품에 대한 접근 방안을 제도화하고, 인천공항 제2터미널 출국대기실 및 제주공항 등 지역 공항 출국대기실의 수용시설로서의 운용을 중단하라.

다섯째, 법무부 장관은 출국대기실 직원 및 관련 지방 출입국 공무원들에 대하여 모욕적인 언동과 행동을 즉각 중단시키고, 난민의 권리에 대한 인권교육을 실시하라.

여섯째, 국회는 이같은 전횡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공항 난민사건의 심리에 관하여 신속한 심리와 결정을 인신보호법에 준하여 내릴 수 있는 특례를 마련하라.

2022년 12월 30일

러시아 징집거부 난민의 인권과 평화를 옹호하는 한국 시민사회 일동

임소연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소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