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절차 무시, 군사작전 방불”

역사·교육관련 단체들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문제 처리에 반발하며 ‘대한민국 역사 교육의 죽음’을 선언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전국역사교사모임, 한국역사교육학회, 한국역사연구회는 지난 3일 ‘근조! 대한민국 역사교육’이란 제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마치 군사작전을 전개하듯 교육과학기술부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수용, 교과서 수정지시를 주도하고 있다”며 “수년간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교과서를 만들어 정부가 인정해 그동안 학교현장에서 사용한 역사교과서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급기야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줄 알면서 출판사에 외압을 넣어 수정지시를 관철시키려 함으로써 집필자에 대한 최소한의 신의와 보편적 상식마저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청을 통해 학교에 채택 변경을 강제하면서 자신들이 정한 절차조차 무시하는 등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이러고도 민주시민을 양성하라고 일선 교사들에게 요구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2달여간 시도교육청에서 벌이는 교과서 채택 변경연수를 방조하고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를 대상으로 강압에 가까운 수정지시를 내리며 물의를 빚고 있다. ‘좌편향 기술 역사교과서 바로잡기’란 명목으로 이뤄지는 이같은 움직임에 이명박 대통령도 동조발언을 해 무리한 정치적 판단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근거없는 색깔론으로 최소한의 다양성도 없는 검정교과서를 강요하는 독재 논리에 맞서 우리사회 양식있는 시민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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