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재정재계산 결과 발표에 대한 경실련 입장

경실련l승인2023.01.27 17:3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국민연금 재정재계산 결과 발표에 대한 논평>

국민연금 기금고갈에 대한 섣부른 해석 경계해야 한다

– 이번 결과로 재정 개선에 무게중심 쏠려선 안돼

– 연금개혁은 노후소득 안정이 더 우선돼야

오늘(27일) ‘제5차 국민연금 재정재계산’ 결과가 발표되었다. 요지는 현 제도가 유지되는 경우 2055년에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기 때문에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07년 국민연금법 개정 당시의 예상 기금고갈 시점이 2060년, 5년 전 제4차 국민연금 재정재계산 당시 예상 기금고갈 시점이 2057년이었던 것에 비해서 이번 결과는 과거보다 다소 재정전망이 나빠졌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근거로 어떠한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있다. 마치 2055년이 되면 근로세대가 소득의 30%가 넘는 엄청난 보험료 부담을 해야 한다든지, 아니면 약속된 국민연금 급여는 지급되지 못할 것이라든지 하는 해석은 이 결과를 제대로 읽은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우선, 이번 재정재계산 결과는 중요한 참고자료이지만, 법칙은 아니며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재정재계산은 KDI에 의해 산정된 미래 거시경제변수와 인구추계 등 수많은 가정에 입각해서 산정된 것이다. 국내의 가장 권위 있는 연구기관의 예상에 근거한 추계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신뢰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향후 불확실한 미래를 추정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이 재정추계에서 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을 중장기적으로 가정한 것은 현재의 저출산 기조를 극적으로 반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가정이지만, 그러한 초저출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우리가 직면하게 될 노동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인정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20여 년 후 연 20만 명대로 태어난 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대규모 이민이나 정년폐지와 같은 새로운 제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재정추계에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고, 향후 연 20만 명대로 태어난 근로세대들이 연 60-100만 명대로 태어난 1950-1980년대 생을 부양하는 제도를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 재정추계는 현재의 제도가 지속되는 것을 가정하고 있는데, 이 가정 역시 비현실적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에 도입되었지만 연금제도의 장기적 성격을 고려할 때 여전히 미성숙한 제도로서,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과 급여 조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재정재계산은 현재의 관대한 ‘기여-급여 구조’, 즉 내는 것에 비해 많이 받는 구조가 지속된다는 것을 가정했다. 현재 연금특위 등에서도 다루어지고 있는 보험료율 조정, 수급개시연령 조정 등 다양한 재정안정화 대안들에 합의가 이뤄지면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점은 자연스럽게 늦춰지기 마련이다. 재정추계전문위원장도 이러한 한계를 감안해 기금소진연도에 초점을 두기보다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번 재정재계산에서 예상한 2080년 국민연금 예상 지출은 GDP의 9.4%로, 현재 서구 국가들의 평균적인 지출수준인 GDP의 1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물론, 특수직역연금과 기초연금이 포함되면 더 높아질 것이다) 2080년이 되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 비율이 높은 상황으로 예상되고 있음에도, 현재 서구 국가들 수준보다 낮은 공적연금 지출이 예상된다는 것은 결코 국민연금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향후 급여 지출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연금개혁의 우선 목표는 노후소득 안정이다.

국민연금 재정 문제가 아예 허상이라는 말은 아니다. 이번 재정재계산 결과에 따라, 16년 전의 기금고갈 시점보다 예상 기금고갈 시점이 5년 앞당겨진 것은 분명 국민연금 개혁에서 재정개선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노후소득이 일정 수준 보장된 서구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높은 노인빈곤율과 낮은 소득보장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강조하지만 우리나라 연금개혁에 있어 재정개선에 무게중심이 쏠려 노후소득 안정이라는 우선적인 목표를 잊어서는 안 된다.

(2023년 1월 27일)

경실련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실련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