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추진되는 사회서비스원 결국 부산시민의 피해와 부담이다

지난 2월 3일 “부산광역시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 수정안이 통과되었다. 사회서비스는 돌봄, 보육, 교육, 복지 등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려는 방안으로서 서비스 공급체계를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로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공공서비스이다. 부산 역시 600개가 넘는 기관에서 1,610여개의 서비스가 부산시민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사회서비스원법)”에 따르면 사회서비스원은 서비스 양을 키우는데 관심을 치우쳤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계적인 서비스 지원과 종사자에 대한 처우개선 등 사회서비스 질을 관리하고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산시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사회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방향과 의지를 확인하기 어려우며,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이 정책에 관한 관심이 있는지도 알 수 없어 사회서비스의 본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 사회서비스원이 설립될지 우려스러운 바이다.

1. 설립 과정에 소통과 공론화는 없었다. 부산시는 2019년 부산복지개발원 내 ‘부산시 사회서비스원 추진단’을 구성 운영하면서 설립을 위한 활동을 추진해오다 2020년 재정부담을 이유로 설립계획을 백지화한 이후 사회서비스원 설립과 관련한 어떠한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이후 사회서비스원 계획에 대한 질의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가 2022년 갑자기 일방적으로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2. 사회서비스원 설립이 목적이 아니라 공공기관 통폐합에서 조직을 유지하려는 꼼수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복지개발원의 통폐합에 대한 논의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일부 기능을 부산연구원으로 통합을 추진하다 2022년까지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하지 않으면 중앙정부의 지원예산을 받지 못하는 부담과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서비스원을 졸속으로 설립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부산시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회서비스원의 설립으로 결국 부산지역 서비스 수요자가 불편과 피해를 입게 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부산시가 져야 할 것이다.

3. 같은 당 시의원도 설립 과정의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으며 관련 조례 또한 무성의하게 만들었다. 부산시의회 문영미 의원은 311회 임시회(2023년 1월 27일)에서 ‘지방재정법’ 위반, ‘지방자치법’ 위반, 행안부 지방 출자 출연 기관 설립 기준 무시 등을 지적하였다. 또한 부산시 사회서비스원 설치 운영조례를 살펴보면 사회서비스원장 임명 및 위원 구성에 대한 부분으로 관련 상위법의 내용을 부산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아무런 고민도 확인할 수 없었다. 지역의 특성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부산시의 책임을 명시해야 한다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부산시는 ‘상위법의 내용과 같은 내용을 포함시킬 필요는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한 바 있다. 이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진행해야 하는 사회서비스원 운영에 대한 부산시의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4. 설립 과정과 조례 내용의 문제뿐 아니라 운영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 사회서비스원에서 다루는 내용은 “사회서비스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정리하고 있는 10가지 서비스 영역(긴급돌봄서비스, 국공립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운영, 사회서비스 제공 또는 지원, 종합적 재가서비스 제공, 사회서비스 제공 및 운영기관에 대한 재무, 회계, 법무, 노무 등에 관한 각종 상담 자문,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처우개선 및 고용 안정성 제고를 위한 사업지원, 지역사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 및 교육사업 지원, 지역 내 사회서비스 수급 계획 수립 지원, 새로운 사회서비스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실시, 그 밖에 사회서비스 공공성 등의 제고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으로 제안되어 있다.

하지만 부산은 사회서비스원을 ‘부산형 모델’로 설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상은 사회서비스원의 개별 사업 중 하나인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을 운영하겠다 것 이외 부산에 맞는 어떤 서비스를 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날로 중요해지는 사회서비스에 대한 공적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는 의지이고 설치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전문인력 확보 등 부산시의 졸속적이고 무책임한 진행 과정은 부산시민의 안녕은커녕 불안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 이후 힘들어진 부산시민의 삶을 도울 수 있는 사회서비스의 역할은 향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부산시는 지금까지 나타난 졸속적이고 일방적인 진행 과정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진정으로 부산시민을 위한 사회서비스원이 설립 운영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고, 전문가, 종사자 그룹, 수요자 등의 자문을 구해 본래의 목적을 부합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부산참여연대와 안전한 돌봄 부산포럼은 지속해서 부산사회서비스원 설립 과정을 확인하고 점검하여 부산시민을 위한 사회서비스원이 설립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2023년 2월 13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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