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 달성을 위한 UNEP의 환경영향평가 훈련 매뉴얼에서는 환경영향평가제도를 위한 법, 정책 및 제도적인 조치, 공중참여, 스크리닝, 스코핑, 영향분석, 저감과 영향관리, 의사결정권자에 대한 보고, 환경영향평가서 질에 대한 심사, 사회영향평가, 전략환경평가 등을 포함시켰다. 지구촌을 살려 후손의 삶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 이러한 사항들을 업무범위로 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작금의 우리는 아직도 어떤 사항에 대해 집중 조명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경험이 없어 보인다. 어찌된 영문인지 제도 운영 30년이 지났는데도 축적되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영향분석 전에 주요 문제점을 설정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의 성패에 중요하다. 영향분석이 과학적인 영향예측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보다는 영향이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는 사업자 쪽 기술진과 필요한 정도의 기술 지원없이 검토하는 협의기관 쪽의 줄다리기 형태로 진행된다. 협의가 협상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녹지율이 그 예다. 협의는 환경영향평가서의 질적 심사 관점에서 진행되는데 의미가 약하다.
저감 방안의 제시도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환경영향 저감의 필요성은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이 판단하고, 저감 방안 마련은 계획 및 설계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이 계획 및 설계자료를 생성해 평가서에 수록되어야 현실성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저감 방안 계획이나 설계에 반영하는 업무 종사 기술 분야가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다. 영향 관리는 아예 사각지대에 가깝다. 사후환경영향조사 보고서의 질적 심사는 인력과 기술력이 갖춰지지 않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의사결정권자에 대한 보고 절차는 법에서 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가장 중요하고 최종적인 환경영향평가의 가치가 사라지는 대목이다. 승인기관은 협의기관과 협의가 완료되었는지에 대한 것만 다룬다.
환경영향평가제도는 개발쪽과 보전쪽으로부터 비난 받아왔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국회도, 환경영향평가 연구 학자도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환경영향평가제도 운영의 파행의 1차적 책임은 국회에 있다. 환경영향평가제도의 주인공은 일반 국민이며 미래 우리 후손이다. 사업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체가 정부다.
UNEP가 의도하는 요건들은 이상한 것들이 아니다. 환경부가 UNEP가 의도하는 사항들에 대해 우리나라 풍토에 맞지 않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환경부가 UNEP가 바라는 사항을 환경영향평가제도에 담아내려 노력하지만 담아내지 못한다면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놓아야 한다. 환경부가 우리나라가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중요한 부서인 것은 틀림없지만 유일한 부서는 아니다. 제도 운영은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 맡기고,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검토 및 정보 제공, 환경영향평가서 보관, 결정기록문의 유지관리 등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환경보전을 위한 환경부의 역할은 충분하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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