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한 도시 안전-재난 관리 매뉴얼부터 제대로 수립을”

부산참여연대l승인2023.03.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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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한 도시 안전-재난 관리 매뉴얼부터 제대로 수립하라

시민은 ‘지금 죽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도시’를 원한다

지난달 25일에 만덕-센텀 대심도 지하 60m 아래 공사현장에서 25톤 트럭 40여대 분량(750㎥)의 흙과 돌덩이가 쏟아지며 지하 터널 일부가 무너졌다. 천만다행인 것은 공사장의 작업자들이 신속하게 피신해 인명사고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늦은 발표, 발표 내용, 대응 정도와 내용은 부산시민을 아연실색게 했고 부산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1. 뒤늦은 사고 발표, 투명하지 않은 행정

부산시는 처음에는 이 붕괴사고를 쉬쉬하다 사고 발생 이틀 후인 27일에야 부산교통공사에 사고 발생 사실을 통보했다. 그리고 부산시는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난 28일에 브리핑을 통해 사고 발생 사실을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사고의 문제와 함께 사고의 발표 시점이 늦었다는 것은 이후 대책 수립도 불투명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2. 부재한 안전-재난 관리 매뉴얼

더욱 놀라운 것은 언론 보도로는(3월 3일 자) 대심도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붕괴사고에 적용할 수 있는 부산시의 안전-재난 관리 매뉴얼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안전-재난 관리 매뉴얼이 없는 공사현장의 지하안전평가를 부산시는 어떻게 무엇을 근거로 승인을 했단 말인가? 그리고 건설 후 안전관리는 가능한 것인가?

3. 책임회피에 급급한 부산시

사고를 바라보는 부산시 고위관계자의 무책임한 말은 더욱 개탄스럽다. 부산시를 대변해서 공사현장에서 브리핑한 심성태 부산시 건설본부장은 이 붕괴사고를 “재난이나 사고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라며 “인명피해도 없고 재산적 손실도 없다”라고 밝혔다. 자연재해나 도시의 대규모 공사로 인한 ‘도시 안전’의 문제는 시민들에게 점점 더 중요한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도 부산시 건설본부장의 부적절한 해명은 과연 부산시가 대심도 공사를 제대로 관리, 감독할 의지가 있기는 한지 의문이 들게 한다.

4. 재발 방지 등 사후 대책 수립 가능한가?

지하안전법에는 계획 수립 주체를 나눠서 포함해야 할 내용을 명시하고 있으며 지하 건설공사의 안전관리계획과 지하 시설물·주변 지반의 안전 점검과 유지관리 규정은 구·군에서 수립하는 기본계획에만 필수 포함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심도는 부산시가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안전관리계획에서 빠져있는 것이다. 거기다 대심도와 같이 수십 미터 지하에 건설하는 시설물의 유지와 관리 계획 수립 자체에 한계가 있어 이번 대심도를 포함한 앞으로 예정된 대심도의 안전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5. 부산시장도 부재중

이런 와중에 부산시의 수장인 시장은 엑스포 유치 외교 활동으로 외유 중이고 최초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거의 1주일이 되어 가지만 공식적인 사과도 책임지는 자세도 보이고 있지 않다. 그리고 부산시의회는 부산시가 이 사고를 제때 통보하지 않은 것을 두고 협치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볼멘소리만 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회 역시도 얼마 전까지 엑스포 유치에 몰두해 외국으로 외유하고 왔다는 사실을 잊었는지 모르겠다. 이 붕괴사고는 행정의 부재, 집행부를 견제, 감시해야 할 입법부의 부재를 동시에 드러낸 사고이다. 시민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협치의 부재가 아니라 과도한 협력이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부산시민의 안전은 부산시의 ‘15분 도시’라는 정체불명의 도시 정책만큼이나 불확실하고 불명확하다. 대심도 공사장 붕괴사고 후에도 시민들은 매일 아침 서행하는 도시철도 3호선에 몸을 싣고 사고 구간을 불안하게 오가고 있다. 이 불안함을 부산시장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수 킬로미터의 지하 60m의 대심도 공사현장은 언제나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곳이라는 것이 이번 사고로 증명되었다. 어떤 시민들도 이 공사가 만만하고 안전한 공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시민이 발파로 인한 주택의 균열, 붕괴 등을 불안해하고 폭우에는 대형 땅 꺼짐 현상까지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대형 공사현장을 관리하는 매뉴얼도 없이 사업을 하고 관리 감독하는 부산시가 국제적 행사 유치에 목을 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산시가 각종 대형 도시 공사를 시행하거나 예정 중이지만 안전문제는 여전히 사업자만의 몫인 것이다. 부산시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안전문제를 사업자들에게만 위임해서는 안 되고 부산시가 관리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부산시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산시장은 이번 사고와 안일한 대처에 대해 시민들에게 분명한 사과, 그리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제대로 된 도시 공사현장의 안전, 재난 관리 매뉴얼을 수립하고 점검하기를 촉구한다. 또한, 사고 예방 소홀, 늑장 대처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관련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부산시는 정체불명의 ‘15분 도시’를 주장할 게 아니라 시민들이 안전하고 불안하지 않은 도시가 우선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시민들은 ‘지금 죽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도시’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2023년 3월 6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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