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중심 의사 확충하라”

의사인력 확충 공동 활동 선포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23.03.07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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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간호와돌봄을바꾸는시민행동,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 의료노련, 정의당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시민사회‧정당 의사인력 확충 공동 활동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사진=경실련)

지난해 시민사회 및 노동단체들은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각 정당 및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공공의대법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역의 필수·공공의료를 책임질 의사인력의 확충과 사회적 논의체 구성을 위한 공동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지난 18년간 의대정원 동결과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중심의 의료공급체계는 필수의료와 지역 공공보건의료 분야의 의사인력 부족 문제를 야기했다. 수술할 의사가 없어 환자가 사망하고, 진료과목이 폐쇄되고 부족한 의사를 대신해 PA간호사의 불법 대리진료가 만연하는 등 환자의 생명과 안전은 위태로워졌다. 의료인도 고강도 업무로 소진되고 있어 의료현장은 열악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0년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중단됐다. 국회에도 약 12개의 공공의대 및 지역의사제도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정부와 국회의 추진 의지 부족과 정치적 공방으로 인해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월 의사협회와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하고 의료인력 확충방안 논의를 시작했지만, 개점휴업상태다. 의사협회는 의사들이 반대하는 법안이나 정책이 발표되면 논의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키는 극도의 직역 이기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사단체’라는 비정상적 논의구조에서는 합리적 대안 마련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단체들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인력 확충문제를 의사의 이익에 따라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현행 논의 구조로는 근본적인 의료 인력과 인프라 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시민사회 및 환자·소비자, 지방정부까지 참여하여 사회적 논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지역 간 치료가능 사망률 격차 등 국민 대다수가 필수의료와 지역 간 의료격차의 문제, 의사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특히 지역의 의료공백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며, 지방정부도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중앙 중심의 정책이 아닌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논의구조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날 공동 활동 참여단체들은 “의사인력 확충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며 “더 이상 지역의 의료격차와 필수의료 공백 문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 활동 선포식에 이어 전국민적운동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경실련)

[기자회견문]

필수‧공공의료 지역격차 해소 위해

공공의대 중심으로 의사 확충하라!

지역간 의료격차와 필수·공공의료 공백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공공병상과 의사가 없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를 목격했고, 최근에는 국내 최고 상급병원에서 수술할 의사가 없어 근무 중 쓰러진 간호사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참담한 의료현실을 목도한 국민은 국가가 나서길 바랐다. 그러나 지금까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언제까지 의사 눈치보며 국민들을 방치해야 하는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10% 감축했다. 금세 닥쳐올 고령화 등 의료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못한 채 당장 의사 반발을 잠재우기에 급급했다. 의사들을 위해 입학정원을 줄이고 동결한 결과 우리나라 활동의사 수는 전 세계 꼴찌 수준이다.

안 그래도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형외과·피부과 같은 인기과로 몰려 특정 지역 및 필수과에 인력난은 훨씬 더 심각하다. 수억원의 연봉을 내걸어도 지방의료원에서는 의사를 구할 수 없고 휴진하는 진료과가 속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20년 정부는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했으나, 감염병 재난 상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감행한 의사단체의 집단 진료거부로 모든 논의가 중단되었다. 현재의 의료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간 중심의 의료공급체계와 의사양성방식을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지역의 필수‧공공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공공의대 설립법안 12개가 계류 중이다. 의사부족은 단순히 기존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으로는 불가하다. 의과대학 선발부터 교육‧훈련을 국가가 지원하고, 졸업 후 해당 지역에서 의무복무할 의사를 배출하는 ‘공공의과대학’이 신설되어야 한다. 국회는 지난해 입법 공청회를 마친 만큼 지체 없이 공공의대법을 처리하고, 정부는 공공의대 신설을 고려한 의대정원 확대방안을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의료인력 확충방안에 대해 의협과 협의 중이라 함구한 채, 수가인상과 의료사고 면책방안이라는 의료계를 향한 선물세트만 발표했다. 그러나 의협은 그동안 반대하던 ‘중범죄 의사면허제한법’ 처리가 국회에서 급물살을 타자 의정협의체 논의를 중단시키며, 또다시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극단적 이기적 행태에 대해 더 이상의 관용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지체 없이 비정상적이고 편협한 의정협의체 논의를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가 주도하는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 간 의료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급과 배치의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국민에게는 지역 필수‧공공의료에 종사할 의료인이 필요하다. 의사인력 확충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로서 우리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시민사회와 지방정부 등 다양한 이해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논의구조를 보다 확대하고,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을 통해 의료자치를 실현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보다 우선한 가치는 없고, 국가는 국민의 생명보호 의무를 다해야 한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공공의대 설립을 중심으로 한 의대정원 확대>를 전국민 운동으로 확산하는 공동 활동을 전개할 것을 밝힌다.

(2023년 3월 6일)

경실련, 간호와돌봄을바꾸는시민행동,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 의료노련, 정의당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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