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는 날치기 입법 중단하고 시민의견 수렴하라

부산참여연대l승인2023.03.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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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는 제312회 임시회를 앞두고 조례안 31건에 대해 입법 예고를 진행하였다. 시의회의 입법 예고 기간은 집행부와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5일 이상으로 해야 하며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경우는 예고를 생략하거나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의회는 30개의 조례안을 2월 27일부터 3월 6일까지 매우 짧은 기간의 입법예고를 하였다. 

입법 예고한 조례들이 매우 긴급하거나 민생을 위한 조례라고 보기도 어렵고 집행부의 필요에 따라 조례의 제·개정을 의회가 대리 입법해준다는 논란이 계속 불거지는 와중에 공론화를 통해 시민의 의견 수렴이 필요한 조례까지 형식적 입법 예고기한을 두어 소통하려 하지 않는 모습이다. 회기 시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채 조례 입법 예고를 계속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입법 예고는 국민의 일상생활이나 권리와 직결되는 법령 따위를 만들거나 수정할 때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입법안의 내용을 미리 알리는 기간으로 부산시의 조례에도 적용된다. 그런데 부산시의회는 임시회가 임박하여 조례를 입법 예고함으로써 시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시민의 의견 수렴을 등한시하였다.

2. 예고 기간이라는 형식적인 문제 이외에도 내용상의 문제도 많다.

1) ‘부산광역시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자 건강증진을 위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오탈자가 있으며, ‘부산광역시교육청 정보화 추진에 관한 조례안’은 조례 내용과는 관련이 없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조례안의 제안설명 중 조례와 관련 없는 ‘보훈 교육’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없앨 수 있는 것임에도 급하게 입법 예고를 하면서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며 부산시민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2) ‘부산광역시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는 조례에 꼭 포함되어야 하는 ‘주민참여예산 연구회’에 대한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부산은 주민참여예산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이 아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공무원과 지자체장의 의지가 약하고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미비하기 때문인데 이해할 만한 이유나 근거 없이 주민참여예산제 활성화를 위한 ‘연구회’ 관련 조항을 삭제한 것은 이 제도를 활성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은 보여준 것이다.

3) ‘부산광역시의회 의원외교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제정 조례로 현행 ‘부산광역시의원 공무국외출장에 관한 조례’에 포함되어도 무방한 내용이다. 기존 공무국외출장 조례에 따른 시의원의 공무국외출장이 시기, 계획서와 출장 내용 부실, 결과보고서 표절 등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와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시의원의 유사한 활동을 위한 또 다른 조례를 만들고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시민을 대변해야 할 시의원의 역할에 반하는 것이다. 조례 제정에 앞서 전문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공론화가 필요한 조례이다. 시의원들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조례를 긴급한 조례가 아님에도 급하게 입법 예고를 하고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것은 공적인 활동으로 보기에는 힘들다.

4) ‘부산광역시교육청 보훈 교육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의 경우는 ‘보훈 교육’이라는 불분명한 단어와 개념을 쓰고 있다. 통상 ‘보훈’은 국가유공자의 애국정신을 기리어 유공자나 그 유족에게 훈공에 대해 보답을 하는 일, 행위를 일컫는 의미이거나 대상을 칭한다. 그런데 그런 대상이나 행위를 교육하겠다는 것인가? 무엇을 교육하겠다는 것인지 목적이 불명확한 조례 명칭과 내용이다. 조례의 의미와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데도 교육까지 하겠다는 것은 교육을 마치 수단이나 도구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발상을 하는 것이다.

시의원이 발의하는 조례의 경우 공청회를 생략하고 입법 예고 기간을 집행부보다 짧게 규정한 것은 시민을 대변해 시민의 의견을 잘 반영할 것이라는 신뢰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산시의회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내용, 논의와 토론이 필요한 내용이 포함된 조례를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입법 예고 기간도 짧아 시민과 전문가가 제대로 검토할 시간도 주지 않음으로써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역할을 회피하는 것이다.

부산시의회는 법에 저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입법 예고 기간을 늘리고, 단순한 개정이 아닌 경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조례의 경우 공청회를 개최함으로써 진정으로 시민을 대변하는 기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23년 3월 7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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