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시민재해 적용해 책임자 처벌하라

경실련l승인2023.05.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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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지자체 점검 부실의혹 사실로 드러나

점검비용 저가 발주와 불법 하도급도 문제

안전 점검방식 전면 개편하고 재발방지책 마련해야

지난 4월 5일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이후 성남시가 18개 교량에 대해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14개 다리를 철거하고 재시공한다고 밝혔다. 2년 전 검사에서 보통(C) 등급을 받았던 상당수 교량들이 미흡(D)과 불량(E) 등급의 당장 철거해야 하는 수준의 교량으로 밝혀진 것에 대한 조치로 지자체의 부실점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경실련은 도심 한가운데서 소중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분당 정자교 사고를 중대시민재해로 규정하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한다. 또한, 추가 정밀안전진단 결과 현행 법 규정의 점검으로는 시설물의 안전을 신뢰할 수 없으므로 형식적이며 외주를 통한 부실점검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도시안전과 시민안전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의 책임 강화를 강력히 요구한다.

이미 지난 2018년 7월에 성남시 야탑 10교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여, 정자교 붕괴를 막을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음에도 당시 성남시의 다른 교량에 대한 조사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분당구와 성남시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4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이후 노후시설물 안전 확보 방안 긴급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정자교 점검비용은 적정 대가의 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분당구청이 2021년 상반기 실시한 총 180개소 교량의 일괄 정기점검 용역비는 5,720만원으로 1개소당 31만7,000원 꼴로 밝혀졌다. 비슷한 규모 교량의 적정 점검 대가는 정기안전점검 기준 460만원으로 약 14배 정도 차이나는 셈이다. 발주자의 시설물 안전점검 저가 발주는 심각한 수준이며, 진단업체의 저가 수주는 다시 불법 하도급으로 이어지고, 안전진단 하도급 업체들은 단가를 맞추기 위해 미자격자를 고용하기도 하는 등 안전진단의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경찰이 1, 2차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지난 25일 성남시 공무원과 교량 점검업체 대표 등 9명을 피의자로 전환 입건했다. 경찰은 분당구청 교량관리 업무 담당 공무원 6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교량 안전점검 업체 운영자 3명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 무자격자를 동원하는 등 점검 결과 보고를 부실하게 작성한 업체들도 책임을 져야겠지만 부실 검사를 조장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와 지자체는 더 중대한 책임이 있다.

정자교 붕괴사고는 법으로 정해진 시설물 안전점검의 결과를 국민이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며,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신뢰를 깨는 중대한 사건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실시된 많은 점검 업무가 정부와 지자체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인해 부실하게 이뤄진 측면이 크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관계기관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물론,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와 관계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점검방식 개편 등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2023년 5월 2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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