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상 심리전 아니’라는 항변뿐인 통일부

참여연대l승인2023.05.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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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대응 심리전’ 지시, 통일부가 수행할 근거 내놓지 않아

법적 근거, 관장 부서 등 관련 세부사항 구체적으로 답변해야

통일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5일 통일부에 지시한 ‘대응 심리전’과 관련한 참여연대의 질의에 대해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국민 대상으로 심리전을 실시한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확한 실상을 국민께 널리 알려서 올바른 대북관을 갖도록 노력하라는 취지”라는 답변을 보내 왔다. 또 5월 9일 통일부는 “북한에 대한 이해 제고에 관한 업무는 정부조직법과 통일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른 통일부 본연의 업무”라며 헌법 제82조에 따른 문서주의와 부서제도가 적용되는 행위가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참여연대의 질의에 대해 법적 근거를 포함한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고, 대통령의 ‘대응 심리전’ 지시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심리전을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는 항변만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참여연대는 지난 4월 20일에 통일부로 보낸 질의서에서 네 가지를 물은 바 있다. △대통령의 ‘대응 심리전’ 발언을 공식적 업무 지시로 판단하는지 여부,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문서로 통보받았는지 여부와 해당 문서에 대한 통일부장관의 부서 여부, △대통령이 지시한 ‘대응 심리전’ 관련 사무의 수행 부서, △통일부의 ‘대응 심리전’ 업무 수행의 법적 근거와 적법성 · 적절성 검토 여부 등이다. 참여연대가 대통령의 지시를 수행할 관련 법적 근거와 관장 부서를 물었으나, 통일부는 명확한 법적 근거에 따른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통일부의 직제에 따르면, 통일정책실에 분장된 업무 중 ‘국내외 통일 인식 및 북한 이해 제고에 관한 정책의 수립 · 시행‘이 포함돼 있다. 또 통일부가 올해 1월 27일에 발표한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로 “올바른 통일관 · 대북관 정립”을 밝히고 있다. 통일부의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담긴 ‘통일교육’은 통일교육 지원법에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민족공동체의식 및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를 기르도록 하기 위한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부의 답변만으로는 대통령의 지시가 통일부의 직무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법적 근거나 관장 부서 등이 명확치 않다. “통일부 본연의 업무”라면 참여연대의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이명박 · 박근혜 정부 때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들과 경찰까지 나서서 ‘심리전’을 수행한다는 구실로 관련 법령들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댓글 조작 등을 통한 국내정치에 개입하는 공작을 벌여 전직 국정원장들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았고, 일부 사건은 아직도 재판 중에 있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심리전’이 실제 진행될 경우 위법한 행위가 되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통일부에 ‘대응 심리전’을 지시한 대통령과 본연의 업무라 항변하는 통일부 모두가 해당 지시에 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다.

통일부의 답변에 따르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관련 사항을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문서로 통보하지도 않았다. 통일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업무가 정부조직법과 통일부 직제에 따른 “통일부 본연의 업무” 중 어느 부서의 어떤 업무에 해당하는지, 해당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등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대통령도 자신의 지시와 관련한 법적 근거와 관련 사항을 문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2023년 5월 15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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