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무색·부실한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

참여연대l승인2023.06.2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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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제고·공공성 강화·재정 확대 등 구체적 계획 없다면 공염불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안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지난 6/16(금) 보건복지부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2023∼2027) 공청회를 개최해 ▲장기요양서비스 강화, ▲맞춤형 서비스 이용체계 구축, ▲공급체계 혁신 및 역량 지원, ▲ 제도 지속가능성 제고 등 주요과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장기요양의 질 제고, 공공책임성 강화 등을 위한 통합적, 근본적 제도 개선 방향과 의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초고령화사회를 목전에 두고 더이상 가족 내에서 해소하기 어려운 돌봄에 대한 충분하고 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지 못한 이번 기본계획에 아쉬움을 표한다. 또한 시민들의 존엄한 노후를 위해 장기요양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별 편차를 최소화한 서비스 질의 향상을 이뤄낼 수 있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 수립을 촉구한다.

초고령사회 진입이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돌봄노동을 전담하다시피해온 여성의 사회경제활동참가는 증가하고 있다. 중장년 세대는 부모 부양과 자녀 부양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가족 내 돌봄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노인이 존엄한 노년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우며 노인의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국가적 기틀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장기요양기본계획이 갖는 의미는 크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서비스의 양적 확대는 주로 시장 중심의 인프라를 확충하며 이루어졌다. 사회서비스 공급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사회서비스원이 설립되었지만, 서울·대구·울산 등에서는 이를 축소, 폐지를 추진하는 등 무력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민간제공자들이 ‘최소한으로 적정화된 질’을 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받는 서비스와 제공자의 노동환경의 질은 오히려 저하되었다. 이에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은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질적 개선을 위한 정책들을 담아냈어야 했지만 이에 대한 계획도 방향도 의지도 충분하지 않다.

장기요양서비스 제공이 취약한 지역은 현재도 열악한 시설과 노동자 처우 등의 문제로 노동환경의 최저선도 지켜지지 않고 있음에도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에서는 이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 심각한 지역 격차 역시 우려되는 지점이나, 이번 계획에 이에 대한 대책이 반영되지 않았다. 장기요양 시설의 시장 유인력이 떨어지는 지역은 노동인구보다 노인인구의 비중이 큰 경우가 많아 서비스 질 보장을 담보할 수 없다.

장기요양요원 인력배치 기준을 강화하여 2025년까지 시설 요양보호사 1인당 수급자를 2.1명으로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지역별 인력공급난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없다. 공공시설과 공공인력의 측면에서 지역별로 고른 분포, 최소한의 지역별 규모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나마 그러한 기능을 할 수 있었던 사회서비스원이 형해화된 상황에서 지역별 서비스 접근권의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결국 지역격차, 노동환경 개선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제시한 서비스 질 개선, 급여 다양화는 시장 유인력이 있던 일부 지역 중심으로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담보하지 않은 지엽적 정책 개발에 매몰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공청회에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의 세부적인 실행 계획을 전부 담아 발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민간 주도 사회서비스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한국형 복지국가를 이루는 것’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사회서비스 국정과제와 더불어 취임 이후 꾸준히 이어진 사회서비스 시장화의 시도로 미루어볼 때, 장기요양기본계획이 더 구체화되지 않는 한 공염불로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차원의 통합적 공공 사례계획-관리 체계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이용자 중심 장기요양 사례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선언적 방향제시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는다. 재차 강조하지만, 실효성 있고 안정적인 장기요양제도의 지속을 위해서는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 개선과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사회서비스원의 정상화 등의 정책이 우선 자리해야 할 것이다.

(2023년 6월 20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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