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백지신탁 불복에 단호히 대처하라

경실련l승인2023.06.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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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수십억대 주식 못 팔겠다는 고위공직자는 공직 맡을 자격 없다

– 권익위와 대법원은 주식백지신탁 불복에 단호히 대처하라

– 정부와 인사혁신처는 고위공직자 불만민원 처리 자처 말고, 주식백지신탁제도 강화에 의지를 보여라

최근 고위공직자들의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 주식매각 혹은 백지신탁 결정에 불복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재산공개와 정보공개 제도개선 네트워크(재정넷)>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며, 권익위와 대법원가 단호하게 대처하고 인사혁신처가 주식백지신탁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작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식백지신탁 명령에 불복 행정심판을 제기하여 기각 처리 받은 데 이어, 박성근 총리비서실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등이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여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박성근 총리비서실장의 경우 지난해 재산공개에서 약 92.6억원의 주식 재산을 신고했으며, 이 중에는 서희건설 창업주 장녀인 배우자 소유 주식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가 올해 2월까지 서희건설 대주주인 배우자의 회사 지분을 처분 혹은 백지신탁하라는 결정을 내리자, 박성근 총리비서실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이후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 3월 집행정지 신청이 먼저 인용돼 백지신탁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성근 총리비서실장은 올 3월 총 68.4억원의 주식 재산을 신고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역시 작년 재산공개에서19.9억원의 주식 재산을 신고했고, 이 중에는 바이오기업의 비상장 주식도 포함되어 있다. 이후 해당 바이오회사의 모기업을 심사한 정부 기관이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어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가처분 혹은 백지신탁 결정을 내리자, 이에 불복하여 지난해 12월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며, 법원이 지난 1월 해당 가처분을 이용,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유병호 사무총장은 올 3월 재산공개에도 총 15.7억원의 주식 자산을 신고했다. 그런데 유병호 사무총장은 이러한 행정심판, 행정소송도 모자라, 어제 주식백지신탁을 규정한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청구하겠다고 알렸다. 해당 조항이 고위공직자 배우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와 같은 일부 고위공직자들의 주식백지신탁 불복 움직임은 주식백지신탁제도가 민간인 채용에 방해가 된다는 정부와 인사혁신처 관계자의 발언에 힘을 실어 주식백지신탁제도의 근간을 흔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007년 도입된 주식백지신탁제도는 재산공개 대상자인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로 하여금 1,000만원에서 5,000만원 대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 이를 매각 혹은 백지신탁 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주식백지신탁제도는 정보 접근성이 크고 직무 범위가 넓은 고위공직자들의 이해충돌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공직윤리제도의 기본이다. 그마저도 현재는 직무관련성 심사를 통해 직무관련성이 없는 주식을 보유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인사혁신처가 매각 및 백지신탁을 결정한 주식은 직무관련성이 있는 주식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높은 주식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사혁신처의 주식백지신탁 결정에 불복하여 재산권 침해를 운운하는 고위공직자들에 대해서는 권익위와 대법원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이미 헌재는 지난 2012년 8월 23일, 주식백지신탁을 명명하고 있는 공직자윤리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선고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백지신탁을 규정한 공직자윤리법이 “정당한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서, 그 적용 대상과 범위를 최소화하고 있고 달리 입법목적을 동일한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대체 수단이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본 법률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국회의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국회의원의 평등권을 침해하거나 연좌제 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한편, 이러한 불복 움직임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은 정부와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계속해서 주식백지신탁제도를 완화하려는 신호를 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과기정통부)는 우주항공청 출범 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주식백지신탁제도가 민간전문가의 임기제 공무원 채용에 걸림돌이 된다며 이들에 대한 주식백지신탁 면제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김승호 인사혁신처장 역시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제도가 부당하다고 말하는 일부 공직자가 있고, 이 제도가 공직에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측면도 있어 연구용역을 맡겨 전반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혀 우려를 산 바 있다.

<재정넷>은 투명한 공직사회 확립을 위해 힘써야 할 인사혁신처가 이와 같은 방침을 내놓은 것에 강력한 유감 의사를 표하며, 지금이라도 인사혁신처가 주식백지신탁 심사 기준 강화, 및 심사 내역 공개 등 주식백지신탁제 강화에 힘쓸 것을 촉구한다.

(2023년 6월 22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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