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비프 혁신을 위한 부산영화인 모임l승인2023.06.26 17:1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입장문>

‘블랙리스트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공동집행위원장 제도 도입’과 ‘조종국 운영위원장 선임’ 그리고 이틀 후에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사임으로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비프) 사태’. 한달 반이 지났지만 사태는 점점 악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과연 올해 영화제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 것인가를 우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6월 26일 개최 예정인 비프 임시총회는 ‘조종국 해촉(안)’,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를 위한 규정 개정(안)’, ‘혁신위 구성과 역할(안)’이라는 세 가지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를 앞둔 시점에 등장한 국민의힘 부산시의원의 인터뷰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성명 발표 그리고 일부 언론의 마치 입을 맞춘 듯한 주장은 이번 사태의 흐름이 어디를 향하고 있고 또 그 본질이 바로 무엇인지를 드러내주고 있다.

6월 22일 최영진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장은 KBS부산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제가 파행한다면 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단계나... 다른 조치(예산 관련 등 통제)도 가능... 예산 없어지는 거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지만 다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 등의 발언을 한다. 6월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국힘 이용호, 김승수, 김예지, 배현진, 이용 의원 등은 성명을 통해, “(현재의 파행 위기는) 2014년 <다이빙벨> 상영을 주도한 전력이 있는 편향되고 공정성을 상실한 이용관 이사장이 직제에도 없이 자기 사람을 운영위원장으로 앉혀 운영·예산권을 맡기는 ‘자기 사람 챙기기’ 인사 전횡을 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6월 23일자 <조선일보> 역시 “세월호 참사를 편향되게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주도한 이용관 이사장의 독단이 위기를 불렀”고 “이른바 ‘이용관 사단’이 조직을 장악하면서 불거진 문제”라는 결론을 내린다.

부산 영화계 일부에서 시작되어 서울 영화계까지 확대된 “이번 사태가 인사 전횡과 영화제 사유화의 결과”라는 논리가 보수 정치계와 언론에 의해 “과거 ‘블랙리스트 사태’의 주범들이(기 때문에) 저지르는 일들”이라는 논리로 전환하거나 비약한다. 즉 비프를 주도하는 인물들을 다시 한번 더 ‘정치적 좌파’로 낙인찍고 이것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이것이야말로 ‘블랙리스트’의 명백한 부활이자 편향된 정치적 프레임으로 문화예술계를 겁박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이는 영화제 집행부의 도덕성을 치명적으로 흠집내고 그 리더십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영화제 길들이기’를 넘어서서 영화제를 무너뜨리거나 정치적으로 장악하고자 하는 획책이다. 동시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프가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강도 높은 혁신을 수행하기를 바랬던 영화인들의 염원을 모욕하는 것이자, 아직도 생생한 ‘과거 블랙리스트 사태의 악몽’을 다시금 소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에 우리는 보수 정치계와 언론에게, 비프에 대한 영화계의 우려를 정치적으로 변질시키고 혁신 요구를 악의적으로 착취하는 책동을 멈출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영화계에는 ‘제2의 블랙리스트 사태’가 더 이상 재연되지 않도록 또한 비프의 성공적인 개최와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도록 모든 지혜를 모으고 함께 노력해줄 것을 촉구한다.

첫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부에 대한 또 한번의 좌파 낙인찍기와 이를 통한 정치적 개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둘째, 이런 시도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이를 ‘제2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간주하고 전 문화예술계와 공동 대응할 것이다!

셋째,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런 정치적 외압에 굴복하지 말고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지속적인 혁신에 책임을 다하라!

(2023년 6월 25일)

비프 혁신을 위한 부산영화인 모임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프 혁신을 위한 부산영화인 모임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