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건국의 교훈, ‘대량 학살’

진단-팔레스타인 공습, 이스라엘의 의중은? 홍미정l승인2009.01.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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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무력화?“민간인 포함된 공포전략”

사진=다함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스인 학살 중단 촉구 목소리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 집회에 이어 10일엔 서울 보신각 앞 집회가 있었다.

필자는 신이 있다고 믿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은 팔레스타인 땅에 평화가 오기를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신에게 진심으로 기도한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중계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렇게 엄청난 야만적인 학살 행위가 계속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10여일이 넘게 가자 지구의 민간인들을 대량 학살하고도 테러리스트 하마스를 척결하는 작전이라고 뻔뻔스럽게 말하는 이스라엘 정치인들 시몬 페레즈, 에후드 올메르트, 에후드 바라크, 치피 리브니. 동족이 저렇게 학살당하고 있는데도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는 팔레스타인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 이스라엘에게 자위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대통령 부시를 비롯한 서구 정치인들. 특히 휴전 중재를 하는 것처럼 쇼를 하고 있는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스 사르코지 등은 극도로 혐오스러운 정치인들이다.

혐오스러운 국제 정치인들

팔레스타인 의료진들에 따르면, 지난 12월 27일부터 1월 6일 현재까지 10일 동안 이번 전쟁으로 살해된 660명의 팔레스타인인들 중에는 어린이 215명과 98명의 여성들이 포함된다.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어린이와 여성인 셈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며 하마스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선전한다. 인구가 밀집된 가자 지구 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스라엘의 거짓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워싱턴의 중동정책협의회(MEPC)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 동안 이스라엘인들은 432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였고, 팔레스타인인들은 29명의 이스라엘인을 살해하였다.

지난해 6월 중반부터 6개월 휴전 기간 동안 이스라엘은 37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였고, 팔레스타인 노동자가 예루살렘에서 불도저 공격을 함으로써 이스라엘인 3명을 살해하였다.

“휴전은 생각에 없었다”

이 휴전 기간 동안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인들을 선제공격하지 않았고, 11월 4일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선제공격함으로써 하마스 대원 6명이 살해되었다. 이 사건 직후 이스라엘 군부는 “휴전을 중단시킬 의도는 없다. 이 작전의 목적은 하마스 테러 조직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고,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엄청난 휴전 위반에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때 이스라엘 군부는 “하마스가 휴전 유지를 원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면서 양 측은 휴전 상태로 복귀하였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은 가자를 완전히 봉쇄함으로써 모든 물품의 반입을 철저하게 통제하여 팔레스타인인들은 극심한 식량난, 의약품과 생활필수품 부족에 시달렸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휴전을 위반해 온 셈이다.

이렇게 보면 공식적인 휴전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생계와 관련된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결국 화력을 동원한 대규모의 공세로 돌입할 것이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몫이었다.

사실 필자는 지난 주 초까지도 이스라엘 육군이 가자 지구로 들어가서 내부를 초토화시키며, 시가전을 수행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이스라엘인들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자의 잘못된 판단은 이스라엘 건국 과정이 주는 교훈을 망각한 결과였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는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은 하마스 기반시설 제거 목적을 넘어서서 이스라엘 건국이후 진행된 전쟁들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번 전쟁들, 특히 지난 1948년 이스라엘 국가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발발한 전쟁들과 이번 전쟁은 일방적인 대량 학살, 파괴, 난민 발생이라는 측면에서 너무나 닮아 있다.

전쟁은 계속됐다

1947년 11월 2일 유엔의 팔레스타인 분할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된 하가나(Hagna), 이르군(Irgun), 스턴(Stern) 갱단 등 일련의 유대 테러 단체들의 공격과 1948~1949년 전쟁은 팔레스타인 전체 마을의 50%가 넘는 531개의 마을을 파괴하였다.

이 때 파괴되거나 몰수된 팔레스타인 재산은 2천90억 달러로 추산된다. 동시에 팔레스타인 대량 난민이 발생하면서 1950년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제 사업국(UNRWA)에 등록된 팔레스타인 난민의 수는 총 91만4천명이었다. 따라서 이스라엘 건국과 1948년 전쟁 과정에서 축출된 팔레스타인인들은 전체 토착주민 100만명 중 90%에 이른다.

1990년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의 주역이며 총리였고, 199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츠하크 라빈을 비롯해 아리엘 샤론, 레하밤 지비, 도브 호즈, 모세 다얀, 이갈 알론 등의 이스라엘 역대 총리들은 한결같이 하가나 대원들이었다. 하가나, 이르군, 스턴 갱 등은 1948년 4월 9일 데이르 야신(Deir Yassin) 마을을 공격하여 한번에 245명 이상의 사람들을 학살하였고, 계속해서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공격하여 점령해 나갔다. 이스라엘 국가 수립 이전에 메나헴 베긴(1978년 캠프데이비드 협정 당시 이스라엘 총리)과 이츠하크 샤미르(1991년 마드리드회의 당시 총리)도 이 테러 단체들을 이끌었던 사람들이다.

테러단체는 누구?

현 대통령 시몬 페레스는 1994년 팔레스타인인들과 오슬로 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전쟁을 주도하는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비둘기파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팔레스타인인들과 협상을 주도해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지금 이 정치인들은 가자 지구의 민간인 대량 학살을 자행함으로써 전쟁광처럼 보인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영토 분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신에게 기도한다. 반복되는 학살을 멈춰달라고.


홍미정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

홍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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