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소통’ 돌파의 한 방법

[강상헌 칼럼] 강상헌l승인2009.01.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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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겪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메모했던 자료입니다. ‘이력서에 쓰지 말아야 할 25개 낱말’(25 words that hurt your resume)이라는 제목으로 CNN 인터넷판에 실린 것으로, 소통 방식의 일면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이나 일에도 응용할 만 하다는 얘기입니다.

결론적으로 추상적인 형용사 대신 구체적인 표현을 찾으라는 얘기군요. 예를 들면 ‘서류작성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우수하다’(excellent written communication skills)는 말 대신 ‘2만명의 사용자를 위해 알기 쉬운 설명서를 만들었다’(wrote easy User Guide for 20,000 users)와 같은 표현이 낫다는 힌트지요.

이런 단어들은 구직자 입장에서는 쓰고 싶은 충동이 큰 낱말들입니다. 멋있지만 그 사실을 스스로 입증할 의무가 없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표현하는 문서를 그럴싸하게 보이게 한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런 단어가 들어간 문서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요령부득의 문장, ‘허당’ 문서로 느껴지기 삽상입니다.

수백 수천장의 이력서를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채용 담당 직원의 입장이라면 이런 느낌의 문서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할 것입니다. 며칠 밤을 새워 쓴 이력서 자기소개서가 가소롭게 여겨진다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겠군요. 명확한 언어의 중요성, 또 실감합니다. 영어 단어지만 우리말로 따져도 비슷한 느낌이군요. 문제의 25개 단어, 한번 읽어 보시지요.

‘aggressive 적극적인, 공격적인/ambitious 패기 있는, 야망 넘치는/competent 능력 있는, 유능한/creative 창조적인/detail-oriented 꼼꼼한/determined 단호한/efficient 능률적인/experienced 경험 많은/flexible 융통성 있는/goal-oriented 목표의식이 강한/hard-working 열심히 일하는/independent 독립심이 강한/innovative 혁신적인/knowledgeable 아는 게 많은/logical 논리적인/motivating 자극하는/meticulous 세심한, 신중한/people, person (막연한 의미의) 사람/professional 전문적인/reliable 믿을만한/resourceful 재치 있는, 수완 좋은/self-motivated 혼자서도 잘하는/successful 성공적인/team player 팀플레이에 강한/well-organized 계획적인, 준비가 잘 된’

그러나 이건 어떨까요? 이 단어들을 ‘절대 쓰지 말자’는 것 보다는 효과적으로 쓰는 방향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이 단어들은 사람에 관한 여러 묘사를 효과적으로 포괄합니다. 구체적인 표현을 제시하고, 이 표현을 압축하는 방법으로 이런 단어들을 사용한다면 더 효과적이겠지요.

‘2만명의 사용자를 위해 알기 쉬운 설명서를 만들었다’ 보다 ‘2만명의 사용자를 위해 알기 쉬운 설명서를 만든 것을 비롯해 일곱 번의 성공적인 경험이 있다’는 문장이 훨씬 힘이 있지요.

다만 눈에 보이는 듯한 구체적 예시없이 ‘나는 전문적이고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적는다면 다른 사항의 성실한 서술까지 거품으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많습니다. 내가 전문적이라고,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함께 적혀야지요. 물론 정직함이 바탕에 깔려야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일 것입니다.

이렇듯 세상 모든 절차에서 효과적인 소통은 긴요합니다. 소통의 도구인 언어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지요. 조삼모사(朝三暮四)식의 ‘정치적인 언어 구사’에 속지 말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허망한 이미지 대신 본질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지요.

이런 언어 훈련의 부족이 또한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를 부릅니다. 분식(粉飾), 왜곡(歪曲) 오해(誤解) 따위의 뿌리가 되는 것입니다. ‘4대강 정비’와 ‘한반도 대운하’의 언어적 차이와 실질적 관련성도 그렇지요. 칼자루 쥔 자들, 흔히 지배세력이라 부르는 그들의 상투적인 언변입니다. 이제까지 그렇게 속고도, 또 속고 싶으시다고요?


강상헌 논설위원

강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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