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료정보 전자전송법 본회의 처리 중단하라

[공동성명]l승인2023.09.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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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보험사 이윤 확대·국민건강보험 약화 초래할 개인의료정보 전자전송법 본회의 처리 중단하라

민영보험사들이 법안의 본질을 숨기기 위해 이름 붙인 소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우리 시민사회·노동단체들과 환자단체들이 시종일관 이 법안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했음에도 우이독경 식으로 무시한 윤석열 정부와 여당, 국회에 무한한 분노를 표한다. 국회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으면서도 민영보험사의 편에 서서 이 악법을 통과시켜 준 민주당도 큰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이 법안 통과에 큰 역할을 한 여야 정무위원회 의원들과 법사위원회 의원들은 친 보험사 의원들로서 민영보험을 지원·활성화하고 국민건강보험을 약화시키는 역사적 과오를 범했다는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 정부 지원 항구적 법제화에 이들이 너무나도 소극적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국민들 대다수의 우려를 대놓고 무시했다. 국민 대다수는 의료데이터가 민감한 개인정보라고 생각하고 이의 활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 1월 실시한 의료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의료데이터 수집·활용에 대한 우려 사항으로, 1위-‘민감 정보 유출’ 47.2%, 2위-‘사용 목적을 알 수 없음’ 28.4%, 3위-‘상업적 목적으로 활용 가능’ 12.6%, 4위-‘보험 가입 제한 등 불이익 가능성’ 11.8%의 순으로 답했다고 한다. 1위에서 4위를 차지한 우려 사항 모두가, 정확히 우리가 개인의료정보 전자전송법의 폐해로 지적했던 점들이다. 국민 대다수가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해 크게 염려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의료데이터를 ‘정부 부처·공공기관’이 보관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71.2%(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을 정도로 걱정이 크다.

주민등록번호는 전 세계가 공유 정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개인정보 유출의 사례들은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정부가 이런 유출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서 개인의료정보 전자전송이 가능해지면 보험사들은 데이터 수집·축적 비용도 줄이면서 손쉽게 개인의료정보를 취득할 수 있고, 이들 보험사들이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자발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부가 이를 강제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따라서 개인의료정보가 털릴 위험은 상존한다.

개인의료데이터의 사용 목적도 국민들이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이미 유출 가능성이 있다면 정보의 사용은 애초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는 것이다. 또한 청구 간소화가 목적이라 하지만 이것은 이 악법의 빙산의 일각만 보는 것이다. 실제로 민영보험사들은 전자적으로 가공된 정보가 많이 축적이 될 거고, 그걸 자기네들이 이용하면 앞으로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언론 등에 대고 말했다. 어떻게 이익을 낼까? 그 방법이 무궁무진할 거라는 사실만은 확실하고, 이것을 환자 개인들은 결코 알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을 것이라는 점도 확실하다. 보험사들은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결심을 하고 있고, 이는 그들이 이 법을 그토록 갈구했던 핵심 이유 중 하나다. 이윤이 최고 가치인 민영보험사들이 3천억 원에 달한다는 소액 미지급금을 지급하고서라도(이조차도 지급한다는 보장이 없다) 전자전송을 염원해 온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또, 유출, 악용, 오용되더라도 처벌은 솜방망이이고 처벌 하한도 없어서 민영보험사들은 몇 백, 몇 천만 원 정도야 능히 감수할 것이다.

보험 가입 제한 등 불이익 가능성은 이미 수많은 암환자 등 중증질환들이 경험하고 있다. 보험사의 고액 진료비 지급 거절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지급 거절은 환자의 정보를 모두 장악하고 있는 보험사에 의해 더 효과적이고 악랄하게 이뤄질 것이다. 가입 제한도 이미 특정 질환자, 고령자 등에게 가해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유전, 가족력, 유병 경력자, 특정 직업 종사자, 특정 지역 거주자 등에 대한 더욱 더 꼼꼼하고 정밀한 가입 제한이 이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건강보험이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민영보험사들의 궁극적 목표는 건강보험을 대체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들은 실손보험, 건강관리서비스, 수천만 명의 환자데이터 확보 등을 위해 분투해 왔고 또 이뤄냈다. 그들 뜻대로 쉽게 되지만은 않겠지만 국민건강보험이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민영보험사들의 궁극적 목표가 이뤄지면 이미 재벌인 보험사들은 10퍼센트도 안 되는 보장률로 엄청난 이윤을 확보할 것이고, 그 대가로 우리는 이미 폭증 추세에 있는 의료비 폭등 등으로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되거나, 엄청나게 비싼 민영보험에 가입해야 치료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손보험을 ‘제2의 건강보험’이라며 건강보험의 경쟁자로 위상을 높여주고 있는 정부가 이를 막아 줄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에 국회 법사위가 통과시킨 소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라는 악법은 민영보험사들의 국민건강보험 대체라는 궁극적 목표, 즉 의료 민영화를 위한 커다란 한 걸음 떼게 해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무위원, 법사위원 등 주동자들은 의료 민영화 주범들로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는 방법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법안을 다시 폐기하는 것뿐이다.

25일(월) 본회의에서 처리할 전망이라는 언론 보도들이 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 악법 처리를 중단해야 한다.

(2023년 9월 22일)

[공동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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