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주택공급구조부터 개혁해야

경실련l승인2023.09.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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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막무가내식 공급대책 중단하고 왜곡된 주택공급구조부터 개혁해야 한다!

LH는 주택공급정책에서 제외하고 전관특혜 근절 등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

공공택지 매각 전면 중단하고, 공공주택•토지임대부 주택 공급하라!

인허가권자와 공공발주자, 안전사고 발생 책임 가장 크게 지도록 해야 한다!

어제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위축되고 있는 민간의 공급 위축에 대응하여 12만 가구 수준의 물량을 추가 확보해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 물량을 3만 가구 이상 확충하고, 신규 공공택지 추가 조성을 통해 8만5000가구 이상 공급하겠다고 한다. 민간에도 공공택지 전매제한 완화 등을 통해 공급확대를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부동산•건설 시장은 LH 아파트 철근누락 사태를 정점으로 엄청난 혼란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문제가 가격상승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자 주택공급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공급대책은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아무런 개혁 없이 기존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2021년 LH직원 땅투기 사태가 일어났을 당시에도 LH에 대한 해체 여론이 들끓었던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3기 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공급정책을 추진을 위해 LH 개혁논의를 유야무야 덮어버렸고, 오늘의 상황에 이르고야 말았다. 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가 발생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사태는 수습되기는커녕 또 다른 철근 누락 사례가 발견되는 등 점임가경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겉으로는 비록 LH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대규모 공급정책을 추진을 계속한다면 LH 개혁은 2021년 그랬던 것처럼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시점에서 대규모 공급 정책이 적절한 처방인지도 의문이다. 전임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 폭등은 국민 대다수의 삶을 어렵게 했다. 임기 말에 이르러 3기 신도시, 2.4대책 등 대규모 공급정책을 제시했지만 아직 한 채의 주택도 내놓지 못했다. 그럼에도 집값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공급부족이 집값 상승의 원인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현 정부 들어서도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토지임대부주택이나 공공주택의 공급은 너무도 부진한 상황이다. 대규모 공급정책까지 밀어붙인다면 집값을 자극하고 투기심리를 조장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정부는 지금 당장 무분별한 대규모 공급대책을 중단하고, 왜곡된 주택공급구조부터 개혁해야 한다. 공공택지는 전매완화 조치를 철회해야 하며, 공공택지 매각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 올해 6월 원희룡 장관은 공공택지 벌떼입찰로 성장한 건설사를 맹비난하며 불법적 행태에 대한 근절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전매를 완화시켜 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서 정부의 불법 근절 의지마저 의심하게 한다. 정부는 지금 당장 공공택지 매각을 금지하고 공공택지에는 공공주택과 토지임대부 주택만 건설하여 공급하도록 방침을 세워야 한다.

LH는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만큼 주택공급정책에서 제외하고 개혁에 전념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인허가권자 및 발주청에 해당하는 정부, 지자체, LH 등은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주체들 중 가장 권한이 크나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전혀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이들이 누구보다 가장 큰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경실련은 인허가권자와 발주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건설안전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직접시공제 확대, ▲인허가시 설계 계약서류 제출 의무, ▲외국인 불법고용 근절, ▲분양계약 시 설계도면 공사비내역서 등을 계약서류로 첨부, ▲감리보고서(일지 포함) 등 공사수행 관련 정보 수시 공개, ▲시공현장 정기적 출입권 보장, ▲지역건축센터 설립 의무화, ▲허가권자와 직접 감리계약, ▲설계 및 감리대가 지출 내역 확인·공개, ▲전관 영업업체는 출신 발주기관 입찰참가 원칙적 배제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이 정책들을 적극 고려하여 다시는 우리 국민이 안전문제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전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윤석열 정부의 집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만큼 부동산 정책은 정부의 성패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처럼 무분별한 공급만 강조하는 정책을 계속한다면 부동산•건설분야의 고질적 문제들은 전혀 해결되지 못할뿐더러 부작용만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더 이상 대규모 공급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근본적인 공급구조개선에 나서 줄 것은 촉구하는 바이다.

(2023년 9월 27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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