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민간 규제완화 패키지

참여연대l승인2023.09.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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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26) 정부는 △공공주택 공급물량 확대 △민간 부문의 규제 완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지원 확대 △비 아파트 규제 완화 △재건축 사업 등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그간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부문이 민간 공급 활성화를 앞세우며 공공부문의 공급 물량을 줄이고 추진 속도도 늦추다가, 뒤늦게 다시 공공주택의 공급을 조기에 확대하겠다며 내놓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공공부문의 정책 추진 의지도 의심스럽고 실효성도 매우 떨어진다.

오히려 이를 빌미로 공공택지의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재건축부담금과 실거주 의무 폐지를 폐지하는 등 민간 부문의 규제를 대대적으로 무력화하고 부실 확대 우려가 있는 PF 대출을 확대하려는 시도만 가득하다. 민간 건설사의 PF대출을 공공이 보증으로 떠안는 내용은 공공 부문의 부실을 확대시켜 마땅히 정리해야 할 민간 부문의 부실 거품을 계속 심화시키는 정책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 오히려 민간 건설사들에 무분별하게 집행된 PF 대출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책임을 묻고 이러한 부실 PF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할 때다. 또한 민간 주택 공급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2022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LH 공공주택분양 물량 승인건수가 2018년 1만 3,619가구, 2020년 3만 1,228가구, 2022년 1만 5,102가구로 문재인 정부 시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고, 사업승인 후 미착공 물량이 22년 12월 5만5953가구에서 23년 6월 5만7009가구로 증가하였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때 발표된 공공주택 공급 대책의 이행 속도를 늦추다가 이제와 민간 물량 공급이 부족해지자 다시 공공부문 공급을 강조하지만 윤 대통령 임기 내 효과를 발휘할 정책은 거의 없다. 향후 3~4년 내라도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기존 발표된 공급대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촉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공공택지 민간 매각은 중단하여야 한다.

아울러 공공택지 중 이미 민간에 매각했으나 기한 내 착공하지 않는 토지들은 전매를 허용하는 것에는 절대 반대한다. 민간에 매각된 미착공 공공택지의 전매를 허용할 것이 아니라 공공이 다시 환수해 공공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 공공주택 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지방공사의 공공주택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 면제는 지방의회의 통제를 통해 부실 공공주택 사업을 사전에 방지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어서 지방자치의 원리에도 반하고 지방공기업의 부실 위험을 크게 확대할 수 있어 수용할 수 없다. 지방공사의 재정 규모가 크지 않아 공공주택 사업에서 한번 큰 부실이 발생하면 다른 사업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타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공급 활성화를 목표로 내세운 이번 정부 발표의 핵심은 PF 보증 확대(15조->25조, 사업비 50%->70%) 정책이다. 그런데 PF 대출 보증 확대등은 민간 건설사업의 PF 대출 리스크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가 떠안으라는 것으로 대표적인 ‘이익의 사유화, 위험의 사회화’ 행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중도금대출 보증 책임비율을 현행 90%에서 100%로 확대하는 내용도 문제가 있다. 이는 사업 시행자 뿐만 아니라 민간 금융기관, 중도금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우려가 있고, 이렇게 PF의 공적 보증으로 민간 주택사업의 리스크를 덜어주면 건전한 민간 대출이 진행되지 않고, 사업성 및 신용에 따라 옥석이 가려지기는 커녕 이해관계자들이 점점 정부에 의존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대출 리스크가 매우 높은 PF 보증을 확대함으로써 전반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의 부실이 쌓일 우려가 크다. 특히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는 22년부터 대규모 전세대출 보증 사고로 인해 이미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로 재정 건전성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이 정책은 HUG 부실화 문제를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 게다가 민간에서 주택공급을 줄이는 주요원인은 금리상승과 공사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한 반면 분양가는 하락하거나 미분양 우려가 있기 때문인데, 이미 토지가격이 고점이었던 시기에 해당 토지를 매입했던 민간건설사들이 PF 대출 지급 보증, 정책금리 지원, 인허가기간 단축 등의 대책으로 과연 주택 공급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오늘 대책은 실효성은 없는 반면, 대대적인 민간 부문 규제를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내세우며 끼워넣는 각종 규제 완화는 주택 건설사업의 공공성 확보를 뒷전에 둔 건설사, 사업시행자 등의 민원 챙기기에 불과하다. 이번에 발표된 공공택지 전매제한 완화(1년간), 학교시설 기부채납 관련 부담금 면제대상 확대, 외국인 인력채용 쿼터 확대, 재건축 부담금 감면, 실거주의무 폐지 등은 건설업계, 사업 시행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마구잡이 민원 들어주기에 불과하여 모두 반대한다. 청약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주택 기준가격 상향 및 적용범위 확대는 재력있는 부모가 무주택 자녀를 내세워 갭투기 하도록 사실상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서민 주거안정에 반하고 부의 대물림을 촉진하려는 정책이므로 역시 폐기해야 한다. 공공의 역할을 앞세웠지만 실상은 민간 규제완화 패키지로 가득한 윤석열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

(2023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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