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조각 때문에 이런 짓까진 하지말자"

신문사 선정광고 “독자에게 더러운 낚시질” 강상헌l승인2009.01.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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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 칼럼]

한겨레신문, 경향신문까지 그러면 못쓴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필자가 봐도 낯간지럽다. 일부러 ‘그런 말’만 골라 올린 것 같은 문구들도 한심하다. 청소년 어린이들까지도 보는 인터넷페이지 아니냐? 도대체 누구더러 어떤 상상을 하라는 의도냐?

남녀의 정사장면으로 볼 수밖에 없는 사진, 벌거벗고 누워있는 야릇한 표정의 여자 사진, 여성 젖가슴 윗부분 사진, 나신(裸身)에 가까운 여성과 마주서서 침 흘리는 남자 모습 그림 등 곁들인 사진이나 그림 또한 선정의 극치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신문사의 인터넷 페이지들이다.

신문도 먹고 살아야죠?

사전에 보니 ‘선정’의 뜻을 ‘정욕을 자극하여 일으킴’으로 풀었다. 신문이 뉴스라는 상품을 보여주면서 정욕을 자극하여 일으켜주는 ‘선정’(善政)까지 베푸나? 한번은 꼭 조용히 얘기를 하려했다. 그런데 최근에 만난 한 젊은 기자 왈 “신문도 먹고 살아야죠”한다. 당연하다는 투다. 큰 일 났다, 조용히 얘기해선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휴일 낮에 인터넷서핑 취재에 나섰다.

조선일보는 볼만한(?) 사진과 함께 ‘사랑 연장의 기술’ ‘섹시한 남자를…’ ‘아내가 관계에 집중을 못하는 이유’ ‘낯 뜨겁게 눈길이…’ 따위의 문구를 나열했다. 동아일보는 ‘더 강하게 그녀를 정복하려면’ ‘집에선 안되는데’ ‘性고민 1분도 안되어서…’ ‘여친이 너무 밝혀서’ 등을 실었다.

한국경제신문에도 비슷한 사진과 문구들이 실려 있는데 ‘황제들의 살인적인 섹스’ ‘내 여자의 섹스성향 알아’ ‘지나친 자위행위 性기능을 저하’ 등이 보인다. 헤럴드경제는 섹스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여성의 벗은 몸 윗부분 사진과 함께 ‘아내의 느낌을 회복시켜 주려면’을 얹었다.

스포츠조선에는 아예 첫 페이지에 두 군데나 이런 박스가 있다. 그 안에는 사진과 함께 ‘오늘의 ** 성(性)인’ ‘유방과 엉덩이’ ‘부비부비 그녀’ ‘정조대의 진실’ ‘남자들이 충동적인 섹스를 하는 이유’ ‘여자를 젖게 하는 테크닉’ 등이 있다.

스포츠서울에는 ‘여자를 젖게 하는 무서운 테크닉’ ‘섹스와 요리…’ 등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고, ‘성기구를 사랑하는 아내’ ‘밤을 기대하게 만드는 마술’ ‘1시간 발기를 위한 기술’ ‘굿모닝~ 어제 밤 최고의 섹스’ 등의 문구가 있다.

스포츠투데이는 ‘어서 벗으세요 이리로’라는 지문과 묘한 남녀의 그림이 있는 컬러 만화 한 장면을 윗부분에 올렸다. ‘(19)’ 표시가 있는 박스에는 ‘가슴의 생김새로 읽은 성욕 스타일’이 있고, ‘네티즌포토’라는 박스에는 나체에 가까운 여성의 사진들이 있다.

클릭해 보면 의외로 별 볼일(?) 없다. 대개는 비뇨기과 의원 등의 인터넷페이지로 연결된다. 성기능 증진 등의 광고다. 그런데 정말 ‘유감스런’ 일이지만 그 화려한 광고 문구에 짝할만한 내용이 실려 있지는 않다. 일종의 사기인 셈이다. 요즘 말로 낚시질이다. 병원과 신문사가 귀한 고객인 독자를 대상으로 낚시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천박하다. 추접스럽다. 2009년 1월 18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취재한 내용이다.

제 눈에 티가 있으면 들보 못본다

내용이 별 볼일 없다고 인터넷 공간을 그런 사진과 문구에 내준 신문사가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 법률적으로 검토하여 교묘하게 ‘법의 그물’을 빠져 나가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과연 신문사들은 떳떳한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확신하는가? 무슨 짓들인가? 포르노사이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정말 그렇게 말할 거니?

모두들 그렇게 한다고? 천만에, 여러 번 뒤졌지만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매일경제신문 등에서는 그런 사진이나 문구는 발견되지 않았다.

최소한 신문을 더럽게 만들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저러한 근사한 이름과 캐치프레이즈를 달 자격이 있나? 제 눈에 티가 있으면 남의 눈의 들보 탓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법이다. 또 어떤 이들에게는 이런 ‘못생긴 짓’들이 티가 아니라 들보로 보이기도 할 것이다.

이 글은 ‘좋은 신문의 기준’ 따위로 거른 것이 아니다. 그 이전의 상식, 시민의 입장으로 본 것이다. 특별히 물어보진 않았지만, 자녀 손자 가진 이들에게 물어보면 다 필자 말이 옳다고 할 것이다. 심지어 그 병원의 의사 선생님, 그 신문사의 사장님도 그럴 것이다. 좀 고쳐주지 않을래?


강상헌 논설위원

강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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