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 통과의례 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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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동해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경북 울진 소재 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에서 있은 ‘동해.독도 해양학술심포지움’ 자리에서이다. 이 심포지움에는 한국의 내로라는 해양과학자 ,지질학자, 수산관련 연구원 등3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한양대 현정호 교수의 발표. |
동해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독도영유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관련 학회나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해양공학이나 자연공학 쪽에 치우쳐 사실상 독도에 대한 종합적 연구와 체계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와함께 다학제간 공동연구 시스템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관련 학술대회가 통과의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19일, 경북 울진 소재 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에서 있은 ‘동해.독도 해양학술심포지움’ 자리에서이다. 이 심포지움에는 한국의 내로라하는 해양과학자 ,지질학자, 수산관련 연구원 등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심포지움의 배경에는 동해·독도문제가 이명박정부의 국가비젼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기위한 신동력원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또 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한 울진지역을 동해.독도연구의 중심지로 뿌리내리겠다는 의미도 깃들어있다는 진단이다.
심포지움에 앞서 호사카 유지(세종대)교수는 ‘독도 영유권과 독도주변 해양과학 연구’라는 특별 강연을 통해 “2008년은 한.일간 독도영유권 문제로 몹시 긴장된 한 해”였다며 “일본정부의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일본영토 기재 결정’과 ‘미국 지명위원회의 독도 주권국가 미지정 전환 사태’ 이후 한국의 독도외교는 ‘조용한 외교’에서 ‘냉정하고 단호한 외교’로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 “독도 실질 지배위해 독도 관련 법 정비해야”
16~8세기까지 ‘조선해’, ‘한국해’로 명기....러일전쟁 후 ‘일본해’로 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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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지난 해 10월 문을 연 울진 후정리 소재 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가 지난 11월, ‘독도지킴이 수토정책’이라는 주제로 전국 규모의 학술대회를 연데 이어 전국 규모의 해양관련 학술대회를 연이어 가짐으로서 울진이 동해.독도 연구의 산실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사진은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에 위치한 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 전경. |
이어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국정부의 독도 실효성 지배를 위해서는 독도주변의 해저자원이나 자연환경 연구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전제하고 “독도주변의 영해 12해리 이내의 조사활동을 한국정부가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정비가 뒤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지 교수는 “한국정부가 미 오바마 정부의 ‘조용한 외교 제언’을 수용한 결과 독도특별법 제정이 무산됐다”고 지적하고 “미국정부가 자국의 이익에 반해 한국 편을 들어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독도의 실재적 지배를 위해서는 독도 관련법의 정비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심포지움 첫날, 종합토론에서 서울대 강동진교수는 “동해를 어떻게, 어디까지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하여 이 문제가 선결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동해’라는 용어가 부적합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실제 전문학계 일각에서는 ‘동해라는 용어의 사용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었다.
이와관련, 강원도 영월에서 사설 지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양재룡 관장(호야 지리박물관)은 “동해라는 표기는 사실상 잘못됐다. 국제법상 혹은 세계지리사적 시각에서는 동해는 지중해를 의미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확인되고 있는 고지도에는 한반도 동해안 해역이 ‘조선해’, ‘한국해’로 명기돼 있다. 실제 16~8세기에 걸쳐 제작된 세계지도에는 조선해와 한국해로 표기돼 있다. 러.일전쟁 이후 일본은 이 지역을 ‘일본해’로 명기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까지 ‘조선해’ ‘한국해’라는 용어를 버리고 ‘동해’로 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잘못된 인식과 교육의 결과이다. 예컨대 독도문제가 국제사법적 쟁점이 될 경우, 일본이 제시하는 ‘일본해 주장’과 한국의 ‘동해 주장’ 중 어떤 것이 더 설득력이 있겠는가?”고 지적했다. 전문학계 일각에서는 동해 대신 본래 명칭인 ‘조선해’ 혹은 ‘한국해’로 명명해야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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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서울대 강동진교수(사진)는 “동해를 어떻게, 어디까지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하여 이 문제가 선결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같은 전문학계의 공개적인 지적에도 불구,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이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은 진행되지 못한 채 문제제기 수준에만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울릉분지 유기물 분포 높아...세계적 특이현상
“대규모 메탄하이드레이트 층 분포 확인”
심포지움 구성의 편중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강창근 박사는 “해양학회 구성원 중 해저생물학 분야 전공자가 다수 참여하고 있음에도 오늘 발표에는 전무하다. 우리 바다에 사는 해저생물의 생태계 연구는 동해.독도문제 선점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해저생물학 하시는 분들 모두 어디갔는지?”라며 심포지움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제간의 공동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노영재 교수는 “토론과정이 통과의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학술토론의 질적인 품격을 상승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노 교수는 “자기 전공분야만을 중요시하는 관행을 버려야한다. 외국에서는 다학제간 토론과 논의를 통해 보고서를 생산한다. 학술토론 구성 단계부터 종합적이고 학제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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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강창근 박사는 “해양학회 구성원 중 해저생물학 분야 전공자가 다수 참여하고 있음에도 오늘 발표에는 전무하다. 우리 바다에 사는 해저생물의 생태계 연구는 동해.독도문제 선점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해저생물학 하시는 분들 모두 어디갔는지?”라며 심포지움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독도를 포함한 울릉분지에 유기물 분포가 매우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지역의 유기물 분포도가 전 세계 해저지층의 평균율보다 훨씬 높은 ‘2.9% 이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정호(한양대 해양환경과학) 교수는 “울릉분지는 동해 전 지역에서 일차생산력과 식물플랑크톤 생물량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동해로 흘러드는 강이 많지 않음에도 울릉분지의 퇴적층에는 유기물 함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적으로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현 교수는“냉수대 형성”을 직접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어 현 교수는 “동해가 전지구적 기후변화 및 수온상승에 대한 해양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한 곳”이라며 “동해에서 발생하는 생태계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양생태 및 생지화학적 연구가 선행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 교수는 발표를 통해 “울릉분지 대륙사면에 메탄하이드레이트층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해 아열대화 급속도로 진행 중”
동해연안 침식 주범은 어항 등 난개발
동해의 아열대화 문제도 제기됐다.
이재학 박사(한국해양연구원)는 ‘독도주변의 해양물리 특성’이라는 논문 발표를 통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동해 전체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1980년대 이후 최대 년 0.06℃ 상승경향을 보이며 특히 울릉분지 심층의 수온변화는 1960년대 이후 2000년대 초까지 0.1℃상승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북태평양 심층수온의 평균 증가율보다 약 3~6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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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종합토론에서는 독도연구를위한 향후 과제들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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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심포지움 첫날 토론의 진행을 맡은 서울대 장경일 교수가 종합토론에서 제기된 지적들을 정리하고 있다. |
이 박사는 “이는 독도주변의 심층변화가 대양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표층수온, 심층수온, 해수면의 급격한 증가는 우리나라 해역의 기후변화 반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진단은 독도 부근의 해양생태계가 아열대화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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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진재율(한국해양연구원)박사는 “1990년 이후 동해 연안의 침식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밝히고 “이는 인위적인 표사교란이 일차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진 박사는 “어항의 신설, 확장에 의한 퇴적, 침식구간 양립문제가 심각하다”며 반환경적 해양 난개발을 해안침식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사진은 심각한 해안침식현상을 보이고 있는 울진 봉평리 해안모습. |
동해 연안의 심각한 해안침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무분별한 항만, 어항, 해안도로, 호안의 건설, 축조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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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현 교수는 “동해가 전지구적 기후변화 및 수온상승에 대한 해양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한 곳”이라며 “동해에서 발생하는 생태계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양생태 및 생지화학적 연구가 선행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 교수는 발표를 통해 “울릉분지 대륙사면에 메탄하이드레이트층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진 박사는 또 “동해의 전체30개 백사장 46.9㎞중 25개소 40.2㎞에 걸쳐 침식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7개소 27.3㎞의 1차적인 원인은 어항개발에 따른 것이며 3개소 5.5㎞는 해안도로, 나머지 5개소는 원인규명을 위해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며 방지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또 진 박사는 “울진 월송리 백사장은 2008년 3월과 9월 사이에 평균 14m가 후퇴했다”고 지적하고 “연안침식 최적관리를 위해 중앙, 지방정부,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적극 참여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진 박사는 해안침식의 대안으로 ▼ 해안침식 모니터링 프로그램 수립 및 연안침식관리 협의체 구성 ▼ 해안침식의 원인인 어항 개발 억제 및 효율적 어항관리를 위한 어촌계 통합 ▼초중고생 대상의 교육프로그램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규한(관동대 토목공학) 교수도 동해연안의 해안 침식의 요인으로 “무분별한 어항, 항만, 해안도로 등의 건설”을 들고 “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환경적인 면의 고려없이 단순한 돌제, 이안제, 호안 등 해안방호 위주의 선적 해안대책공법이 적용됐다”며 “우드넷, 인공암 공법, 어초형 잠제 등을” 환경친화적 해안침식대책 공법으로 제시했다.
주강현(제주대) 교수는 독도영유권 문제와 관련, 공학, 자연과학 중심의 대응방식을 꼬집었다. 인문사회학적 대응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육지사’ 중심에서 ‘해양사’ 중심으로 전환해야
‘독도학(Dokdology)' 정립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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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주교수는 “한국 전통사회에서 ‘바닷사람을 갯것’으로 홀대해 왔다”며 “육지사 중심에서 해양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주장하면서 “독도학(Dokdology)을 정립할 것”을 강조했다. |
주 교수는 “독도 영토수호를 위해서는 해양중심 사관으로의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며 “해양역사에 대한 체계화와 이의 대중화 전략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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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주 교수는 “독도 영토수호를 위해서는 해양중심 사관으로의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며 “해양역사에 대한 체계화와 이의 대중화 전략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
또 주교수는 “한국 전통사회에서 ‘바닷사람을 갯것’으로 홀대해 왔다”며 “육지사 중심에서 해양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주장하면서 “독도학(Dokdology)을 정립할 것”을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정부 기관들 간 분산, 독점되어 있는 해양 관련 자료의 통합관리시스템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
또 독도의 실효적 지배전략으로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 동도와 서도의 연결 교량, 독도체험장 조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독도의 친환경적 이용계획(안)’도 제시됐다.
심포지움은 한국해양학회와 대한지질학회가 공동 주관했으며,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6개분야의 세션과 2회의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지난 해 10월 문을 연 울진 후정리 소재 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가 지난 11월,‘독도지킴이 수토정책’이라는 주제로 전국 규모의 학술대회를 연데 이어 전국 규모의 해양관련 학술대회를 연이어 가짐으로서 울진이 동해.독도 연구의 산실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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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후보 “조금만 더 도와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