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4일 올해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시행을 위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선 국가 정책에 대해 보완·상승 효과를 높이는 공익사업으로서 100대 국정과제, 저탄소 녹색성장, 사회통합과 선진화를 지향하는 신국민운동 등 국가시책에 부합하는 공익활동 증진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또 자치단체의 비영리민간단체 예산 지원도 정부의 기본방향에 부합되게 지원될 수 있도록 권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행안부는 또 지난해 비영리민간단체에 100억 원을 지원해 오던 것을 올해에는 그 절반인50억원만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6개 시·도의 2009년도 민간단체 지원을 위한 자체 확보예산 273억원이 있는 만큼 50억원은 중앙행정기관 등록단체 전국단위 사업에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가관인 것은 불법폭력 집회·시위를 주도하고 참여한 단체는 지원을 안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연대회는 비판적인 시민단체에 재갈물리기라고 반발했다. 친정부 단체 지원사업으로 전락한 공익활동 지원사업이라며 불참도 선언했다. 연대회의는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이 한마디로 민간단체의 자발적이고 다양한 공익활동에 대한 지원이 아닌 시민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공익활동을 국가시책이라는 협소한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가시책에 부합하는 활동과 친정부 단체 활동만을 지원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특히 이번 기본계획이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은 더 이상 민간단체의 자발적 활동 보장과 성장 지원법이 아니라고 못박는다. 정부시책만을 따르는 친정부단체 지원법, ‘신관변단체육성법’이 되어 버렸다고 성토한다.

주지하다시피 정부의 민간단체 지원금은 지난 2000년 제정된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근거한다. 비영리민간단체의 등록 요건을 마련하고 프로젝트 공개모집, 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공익사업선정위의 심사, 사업시행 결과 보고 및 감사가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가 특별법을 만들어 이른바 관변단체에게 편파적으로 막대한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던 폐해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단체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수행하고 있는 공공 프로젝트는 국가가 직접 나서기 어려운 사회적 서비스 제공과 사회통합을 위해 수행하는 공익적 목적의 활동이다. 대부분 선진국이 NGO에 대해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재정을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바로 국가와 공공기관만으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없으며, 민간이 이를 대체, 보완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국가와 시민사회, NGO의 관계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정부의 시민단체 지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더욱이 불법 집회 주도와 참여 단체 지원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공익활동을 위한 사업비 지원을 받으려면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밖에 안들린다. 때를 같이해 경찰청이 촛불집회를 주관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 1800여 단체를 불법·폭력 시위단체로 규정, 행정안전부에 명단을 통보했다고 한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이들은 올해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시민사회와 소통을 거부하는 정부는 정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국가와 시민사회의 협력관계를 깨는 ‘신관변단체육성법’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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