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풍자 영상 게시자 입건, 표현의 자유 침해다

참여연대l승인2024.04.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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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풍자인 짜깁기 영상 수사는 공권력 남용

공적 인물은 비판 감수해야, 처벌 원하는지 대통령이 입장 밝혀야

어제(4/8)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허위영상과 관련해 작성자를 특정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 가상으로 꾸며본 윤석열 대통령의 양심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11월 SNS에 게재되었던 것을 국민의힘이 ‘허위 사실에 의한 윤 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며 경찰에 고발한 후 경찰은 방심위에 영상을 차단해달라고 공문을 보냈고, 방심위는 접속 차단을 의결한 바 있다.

누가 봐도 윤 대통령의 그간 연설 장면을 이리저리 짜깁기해서 만든 일종의 풍자 영상임을 알 수 있는 게시물에 대해서조차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수사하는 나라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인가?

고위공직자나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비로소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대통령에 대한 그 어떤 비판도 일체 허용하지 않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입틀막’ 태도야말로 제2, 제3의 풍자 영상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짜깁기 영상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공권력의 남용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다. 경찰은 당장 무리한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명예훼손의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이 사건에 대해 처벌을 원하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됨은 당연하다. 대법원은 공론의 장에 나선 전면적 공적 인물의 경우에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고, 그러한 비판에 대해서는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서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판례로 분명히 하고 있다.

대통령이 가지는 국가⋅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국민의 평가, 비판은 당연히 허용되어야 하고 그 방법이 풍자가 되든, 조롱이 되든 공론장에서 자유롭게 허용되고 이를 최종 판단하는 것은 주권자 국민이다. 이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중요한 헌법상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윤석열 정부는 ‘입틀막’으로 대표되는 불통의 통치를 이어왔다. 불과 몇 달 전에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국회의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가 하면, R&D 예산을 삭감한 것에 항의하는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막아 끌어내지 않았던가. 불통으로 일관하는 대통령에 대해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는 국민들에게 고발과 수사로 대응하며 ‘숨 쉴 공간’조차 허용하지 않는 ‘입틀막’이 더 큰 반발을 불러오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을 만들어 내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24년 4월 9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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