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왜곡해 의대증원 저지할 수 있다는 유아독존적 사고

경실련l승인2024.04.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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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점 재검토 고수하는 의사들 의료대란 해소 의지 있나 -

- 불법행동‧환자위협 전공의의 복지부 차관 고소는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 -

- 윤석열정부는 총선 참패 극복하려면 의대 증원부터 조속히 추진해야 -

총선이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나자 분열 조짐을 보이던 의사 단체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총선 패배는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와 이견으로 위원장 탄핵까지 언급했던 회장 당선인과의 갈등도, 병원과 교수를 전공의 착취자라고 글을 올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비난 의도는 아니었다며 의료계 분열 여론에 선을 그었다. 총선 결과를 의대 증원에 대한 민심으로 해석하고 증원 저지를 위해 ‘원팀’으로 결속하는 의료계의 행태에 기가 찰 따름이다.

여당의 총선 대패는 윤대통령의 불통과 미숙한 국정운영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의료계의 해석은 특권 지키려다 지금의 의료대란을 만든 당사자의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한 발상이다. 전공의 진료거부로 시작한 의료공백 사태의 큰 책임은 지난 4년간 의대 증원을 부정하며 논의를 거부했던 의사단체에 있다. 시민사회·소비자·환자단체들은 지속적으로 정부에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요구했다. 정부의 일방적 증원 규모 결정이라는 주장이야말로 의료계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정부도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큰 실책은 법적 근거도 없고 비민주적이며 폐쇄적인 의․정 양자 간 협의체 구조를 2년간이나 지속했다는 점이다. 논의에 진전도 없는데 조기에 끝내고 다양한 이해 주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로 전환해 공개적으로 논의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의사단체의 실력행사로 정책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023년부터 시행된 비급여 보고제도 역시 2020년 국회에서 법 통과 이후 의료계의 반대로 정책 집행이 2년이나 지연되었다. 여야 합의로 국회의 정상적 절차를 거친 정책임에도, 의사단체가 반대하면 정책 추진이 지연되거나 시작도 못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의대 증원 역시 의사 집단행동으로 한 차례 중단됐던 사안이다. 더 이상 정부가 의료계에 휘둘려서 정책 집행을 늦춰서는 안 된다.

불법 행동으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불편을 초래한 의료계는 사태 파악도 못하고 총선 결과를 악용하며 정부에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의사의 본분은 뒷전인 채 오직 특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입장을 관철하려는 유아독존적 사고의 극치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과 전공의 불법 집단행동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바꿔, 면허정지 처분을 유예하고 의료계가 합리적 단일 대안을 마련하면 정원 규모도 논의 가능하다고 대화 가능성을 열었다.

대화 주체로서 사회적 갈등 해소에 나서야 할 의료계는 선거 전에는 증원 규모 조정도 가능하다더니 여당의 선거 참패를 계기로 빠르게 태세를 전환했다. 총선 결과를 의대 증원에 대한 민심이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증원 저지를 위해 ‘원팀’으로 ‘원점 재검토’라는 단일안을 내걸었다. 사직 전공의들은 정부의 증원 정책으로 피해를 봤다며 복지부 차관을 직권 남용 등으로 고소한다고 한다. 이렇게 특권의식에 취해있는 의료계 행태를 국민이 얼마나 더 참고 기다려야 하나.

2025년 입시부터 증원된 의대 입학정원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단계적 증원방침을 정한 뒤 국민 분노에 화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도, 의료독점권의 구조적 폐해도 인지하지 못한 단편적 발언이다. 안의원 등 정치권은 의사 입장 대변하는 무책임한 주장으로 정책후퇴를 시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선거로 주춤했던 의대 증원 추진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며, 의료개혁이 총선 참패를 극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024년 4월 15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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