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처리 반대 여당 규탄

참여연대l승인2024.04.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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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대한 왜곡·폄훼·여론 호도 중단해야

공공에서 매입한 보증금채권 대부분 매각을 통해 회수 가능해
소액임차인 보호에서 제외된 피해자 지원액 3천억원대 추산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전세사기특별법의 다음달 본회의 처리를 반대하는 입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전달했다고 한다. 일방적으로 ‘선구제 후회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6개월마다 추진하기로 약속한 보안입법을 막아 온 국민의힘은, 대안 제시는커녕 근거 없이 ‘선구제 후회수’를 혈세낭비라고 왜곡·폄훼하고 있다. 또 일부 언론에서도 이에 동조해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담긴 특별법 개정안 시행시, 주택도시기금이 최소 1조 5천억원에서 4조원 가량 소요될 것이라는 잘못된 기사를 내놓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현행 특별법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도 여론을 호도하며 특별법 개정을 가로막는 정부여당을 규탄한다. 정부여당은 입법 방해와 사실관계 왜곡을 중단하고 한달 여 남은 21대 국회 임기 종료전에 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먼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조원 규모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잘못된 주장이다. 전세사기특별법에 담긴 ‘선구제 후회수’는 공공기관이 피해자들의 보증금채권을 선매입하고, 피해주택 매입 및 환가, 구상권 청구 등을 통해 후회수하는 방안이다.

보증금채권은 대통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공정한 가치로 평가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후순위 피해자들의 경우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정부여당의 반대에 부딪혀 특별법 제정시,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후순위 피해자는 최우선변제금 수준의 10년 무이자 전세대출 지원만 받고 있어, 개정안에는 보증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최우선변제금이라도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되었다.

정부가 지금까지도 피해실태조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개정안 추진에 따른 소요 예산을 정확하게 추정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도시연구소와 주거권네트워크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평균 보증금은 1억 2,711만원이고, 최우선변제금 대상이 아닌 후순위 피해자는 48.6%로 추정된다. 이를 토대로 피해자를 2만 명으로 가정하면, 최우선변제금도 받지 못하는 피해자는 9,720명(2만명*48.6%)으로 추산된다.

피해자 9,720명, 평균 보증금 1억 2,711만원, 최우선변제금 비율을 30%을 반영하면 3,706억원이 집계된다. 하지만 최우선변제금 이상 채권 회수가 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실제 들어가는 돈은 3,706억원보다 훨씬 더 줄어든다. 따라서 특별법 개정시 수조원의 혈세가 들어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정부여당은 야당 및 피해자들과 얼마나 진정성있게 소통하고, 전세사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는지 정직하게 자문해보기 바란다. 작년부터 1년간 피해자들이 국회, 정부 청사, 대통령실, 국민의힘 당사 앞을 오가며 수십번의 면담요청을 했음에도 정부·여당은 피해자 면담에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급하게 입법된 특별법을 6개월마다 보완입법하겠다는 약속에도 법안 및 대책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 ‘야당의 강행처리’를 이유로 특별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고, 피해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문제해결 의지가 있다면 법안 논의에 협력하고, 특별법에 의한 피해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해서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피해자 신청건수만 기계적으로 취합하면서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정부·여당이다.

전세사기를 투자실패 또는 사기범죄의 하나로만 취급하며 지원을 거부하는 정부·여당은 부동산 PF 부실에 수십조원을 쏟아붓는 것이 형평성에 부합하는지 돌아봐야한다. 부동산 호황기에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여 발생한 부실 PF에는 수십조원을 선뜻 지원하면서, 임대차·전세대출·보증 제도의 허점으로 생겨난 전국 곳곳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는 아무런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특별법 개정안의 피해자 지원액은 부동산 PF 부실 지원자금의 100분의 1 수준도 되지 않는다.

특히 어제(4/17) 매일경제는 “개정안이 처리되면 주택도시기금이 최소 1조5,000억원, 많게는 4조원 가까이 소요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며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금 여유자산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 지원에 조 단위를 지급하면 기금 건전성이 크게 악화하고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소요되는 재원을 근거도 없이 수십배로 부풀려 추산하고, 이를 주택도시기금 재정악화로 몰아가는 보도는 문제가 크다. 입법을 방해할 뿐더러 피해자들에 대한 왜곡된 여론을 형성해 이들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는 이러한 보도는 부적절하고 중단되어야 한다.

주택도시기금은 주거복지 증진과 도시재생 활성화 지원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국민주택채권, 청약저축, 복권기금법에 따른 복권 수익금을 재원으로 하고 있다. 기금 건전성이 악화되더라도 청약예금과 국민채권은 약정대로 이자가 지급되며, 손실이 발생해도 정부 재정 전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특별법 개정안은 전세사기로 전재산을 잃고 벼랑끝에 내몰린 피해자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피해자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21대 국회가 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숨통을 틔워줘야 할 것이다.

(2024년 4월 18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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