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극복해야 할 무엇이다

철학여행까페[61] 이동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l승인2009.02.2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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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망치를 가지고 기존의 인습적인 가치를 가차 없이 허물어 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가치와 이상을 수립하고자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동희
한스 올데가 그린 니체.

“선한 일이건 악한 일이건 새로운 창조자가 되려는 자는 누구나 일체의 가치를 그 뿌리로부터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파괴자라야 한다.”

니체는 기존의 가치와 인습이 뿌리에서부터 붕괴되면 모든 것이 무가 되는 허무주의가 도래할 것을 예견한다.

니체는 허무주의 도래가 당대 유럽의 운명이라고 진단한다. 니체는 유럽 문화가 가진 기존의 가치와 인습이 망치를 휘두르기 전에 이미 내부에서부터 붕괴하고 있었고, 몰락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허무주의는 새로운 창조를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러기에 니체는 이러한 유럽의 운명을 끝까지 견뎌 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본다.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부른다.

“유럽 최초의 완전한 허무주의자!”

17살때의 니체.
완전한 허무주의자 니체


니체는 망치를 휘둘러 내부에서부터 붕괴되어 가는 시대의 몰락을 재촉하고, 이제까지 유럽 문화를 지탱해 왔던 가치가 얼마나 허무적인가를 철저하게 보여 주고자 한다.

니체는 망치로 진리에 대한 기존의 믿음을 허물어 버린다. 고대로부터 인간은 절대적 진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인간은 과연 그러한 절대적 진리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인가? 여태까지 그러한 절대적 진리를 파악한 자가 있는가? 니체는 말한다. 있다면, 앞으로 나와 보라.

니체는 “모든 믿음, 모든 의견이 필연적으로 거짓”이라고 절대적 진리에 대한 믿음을 허물어 버린다. 니체는 도덕에 대해서도 망치를 휘두른다.
1862년경의 니체.
니체는 말한다.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보편타당한 도덕적 원리가 있는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자, 앞으로 나와 보라. 니체는 칸트와 달리, 그러한 도덕적 원리는 불확실하다고 본다.

니체는 이렇게 묻는다. 그러한 도덕적 원리는 우리가 스스로 만든 가치가 아니었던가, 그것에 우리 스스로가 구속하고 복종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니체는 최후로 유럽의 정신적 문화와 가치가 의존하고 있는 종교에 대해서도 망치를 휘두른다. 니체가 볼 때 기독교적 가치는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고, 저 세상의 가치만을 강조한다.

“기독교는 저 세상에 희망을 걸지만, 저 세상은 존재하지도 않고 동시대인들조차 더 이상 믿지 않았다.”

1867년경의 니체.
니체는 기독교적 가치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세상을 긍정하지 못하게 만들고 자신의 삶을 부정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가 볼 때 기독교적 가치는 기독교인들조차 지키기 어려운 가치이다. 그는 그래서 기독교인들을 위선자라 비판한다.

“기독교인은 자신이 믿고 있다고 내세우는 바에 따라서 살지 않는 위선자들이다.”

니체가 볼 때 기독교라는 종교는 인간의 생산물, 인간의 작품이다. 그런데 인간은 그것에 복종하며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있다. 결국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서 신의 죽음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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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5년경의 니체.
“신은 죽었다. 신은 죽은 채로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였다.”

“신은 우리가 죽였다”

니체가 여기서 말하는 신은 초월적인 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러한 신에 기초한 그 모든 전통적인 가치와 규범을 뜻한다. 신의 죽음은 “연속적인 붕괴, 파멸, 멸망, 전복”을 뜻하며 모든 가치들의 전복을 뜻한다.

니체는 그렇게 기독교가 내세우는 모든 전통적인 종교, 도덕, 가치와 결별한다. 이렇게 해서 유럽에는 허무주의가 도래한다. 그러나 그는 이 허무주의를 견뎌야 하고, 통과해야 한다고 본다. 이 허무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니체는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하였다>를 통해 새로운 시대와 초인을 설파한다. 초인은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는 정신이다. 니체는 ‘짜라투스투라’에서 정신의 세 단계를 이렇게 비유한다.

“처음에 정신은 인내하며 옛 도덕의 짐을 짊어지고 가는 낙타가 되고, 그 다음에 이와 같은 가치를 상징하는 용에 대항하여 싸우는사자가 된다… 마침내 정신은 창조의 유희를 하는 아이가 된다.”

여기서 용은 낡은 가치와 전통적인 도덕과 의무를 뜻하며 사자는 이러한 용과 투쟁하는 자유정신을 뜻한다. 아이는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은 것처럼 다가 올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는 초인적인 정신을 뜻한다. 니체는 ‘짜라투라투스’에서 초인을 이렇게 특징한다.

“전통적 가치에 대항하는 완전한 자유가 초인의 특징이다.”

“초인의 행위는 지상(이 세상)의 척도를 따른다.”

“초인은 강력함과 생명력과 힘을 추구한다.”

“초인은 만들어 진 신의 독재에 복종하고, 약자와 연민의 도덕을 섬기는 군중과 대립한다.”

니체는 이제 모든 가치가 붕괴되어 버린 세계에서 삶의 어떠한 방향도 최종적이고 절대적인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본다. 인간 앞에 놓여 있는 이 끔찍한 세계의 본질은 무이고 허무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와 삶은 무한히 반복된다.

“이러한 삶을… 너는 또 한번 그리고 또 셀 수 없이 많이 살아야만 할 것이다. …현존재의 영원한 모래시계는 늘 뒤집힘을 반복한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무일지라도 이 세계와 자신의 운명을 긍정해야 하고, 똑 같은 삶의 영원한 회귀를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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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켄에 있는 니체의 무덤.
그리고 초인은 힘에의 의지를 따른다. 니체가 볼 때 이 세계는 시작도 끝도 없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도처에서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힘에의 의지는 자기 보존, 삶의 감정과 능력의 증대, 강함과 힘의 획득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힘에의 의지를 따르는 것을 니체는 선이라고 본다.

“무엇이 좋은 것인가? 힘의 감정을, 힘에의 의지를, 인간 안에 있는 힘 자체를 고조시키는 모든 것은 좋은 것이다.”

이 힘에의 의지는 인간을 자신을 넘어서게 만드는 힘이다. 이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근본특징이다. 니체는 ‘짜라투스투라’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 너희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인간은 스스로를 극복해야 할 그 무엇이다.”

“너희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니체는 기독교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 가치와 규범을 때려 부수면서 자신의 새로운 사상을 내세웠다.
니체는 말년에 정신병적 증세와 두통 발작을 일으키면서도 격정적인 글을 담은 여러 가지 책을 썼다. <반그리스도>, <이 사람을 보라>와 같은 책에서 더욱 기독교를 공격하고, ‘왜 나는 이렇게 영리한가?’ 등 자신에 대한 과대 망상적인 글을 쓰기도 했다. 니체는 45세의 나이에 튜린에서 발작을 일으킨 후 줄곧 정신 착란 상태에 빠졌다.

의사들은 정신 착란 증세의 원인이 매독 때문으로 보았다. 발작 이후 11년이라는 긴 세월을 니체는 어머니와 누이의 간호를 받으며 살다가 1900년에 세상을 떠났다.

니체가 정신병에 시달릴 때부터 이미 그의 철학은 유럽에 퍼져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니체는 하이데거 등 실존주의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현대의 포스트모던 사상가들에게까지 철학적 영감과 자극을 불러일으키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동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구스타프 슈바브 그리스로마신화\' 역자

이동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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