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모수개혁방안 처리하라”

경실련, 이제껏 미뤄왔던 구조개혁 명분으로 연금개혁 발목 잡나 양병철 기자l승인2024.05.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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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7일 “국회는 지체 없이 국민연금 모수개혁방안을 처리하라”고 요구하고 “정부여당은 이제껏 미뤄왔던 구조개혁을 명분으로 연금개혁에 대해 발목 잡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에서 제안한 절충안인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인상을 받아들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여당과 정부는 ‘구조적 개혁 없는 모수조정은 할 수 없다’는 궤변을 내세우며 연금개혁에 대한 협의를 포기했다.

▲ 4월 23일 국회 본청 계단, 연금개혁 공론화에 대한 연금행동 입장 발표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경실련은 “2년간 연금개혁을 주도해야 할 책임을 방기한 것도 모자라 국민연금 재정재계산과 국회연금특위 논의를 오히려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당정의 행태를 규탄하며, 여야가 합의에 이른 국민연금 모수조정안을 21대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지난 1월 현 정부에서 진행된 연금개혁 논의가 ‘시늉만 하고 시간만 끈 연금개혁 논의’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최근 정부와 여당의 태도 또한 연금개혁에 대한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수억 원을 들여서 공론화 논의까지 진행해 놓고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안이 선택받지 못하자 ‘구조개혁’ 운운하며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지금까지 구조개혁 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책임은 연금개혁을 국정과제로 약속했음에도 취임 직후 국회에 책임을 넘긴 정부와, 국회 논의과정에서도 책임을 방기한 집권여당에 있다. 작년 2월 국회연금특위 산하 전문가 자문위원회 1기가 제시한 국민연금 개혁의 복수 안에 대해 연금특위는 국민연금에 대한 개선 논의뿐만 아니라 구조개혁을 다룰 것이라고 결정했는데, 여당과 야당은 공론화 논의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로 구성된 2가지 안을 중심으로 논의하도록 합의했다. 구조개혁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여러 기회들을 무력화시키다가, 이제 와서 구조개혁을 핑계로 모수개혁마저 지연시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지난 2년 동안의 과정을 복기해보자. 정부는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국민연금 재정안정화에 방점을 두고 전문가위원회 구성 등에서 의지를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물밑에서 진행해 왔다. 소득보장 강화 방안을 소수파로 만들면서 연금개혁 논의를 진행시키면 공론화에서 다수파인 재정안정 방안이 손쉽게 채택될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공론화 논의 직전에 소득보장 강화 방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공론화 결과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나자, 여당과 함께 공론화 결과를 부정하고 또다시 지연시켜 무력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연금개혁에 대해서 의대 증원과 같이 주도적으로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공론화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자신들의 입장과 다른 공론화 결과가 나타나자 여당과 지연시키려는 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태다. 공론화 결과 야당의 소득보장 방안이 다수안이었고 합의를 위해 야당이 더 많은 양보를 했음에도 당정이 궤변을 내세우며 합의를 거부하는 것은 애초에 이 공론화를 타협과 합의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들의 방안을 관철시키는 수단으로 간주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모수개혁 방안마저 처리되지 않는다면,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구조개혁 논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소득보장을 위한 모수개혁 결정을 다음 국회로 미루고 구조개혁론을 교묘하게 비틀어서 재정안정화 방안을 관철하기 위한 작업을 하겠다는 계획이겠지만, 이미 공론화를 통해서 대중에게 인정을 받은 소득보장 방안을 무시할 수도 없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여야가 합의에 이른 모수조정안을 21대 국회에서 처리하고 구조개혁은 후속으로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경실련은 “정부는 이미 연금개혁이라는 사회적 계약의 재조정을 주도할 기회와 국민 신뢰를 잃었다. 연금개혁의 발목잡기를 중단하고 이제는 사회적 논의를 수용해 지체 없이 연금개혁을 실천해야 한다. 21대 국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 최악의 빈손 국회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겠지만 사회적 논의의 산물인 국민연금개혁안을 반드시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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