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22대 국회 탈핵 선언 요구

탈핵과 정의로운 기후위기 대응 촉구…핵 산업 진흥 중심 정책 비판 양병철 기자l승인2024.05.3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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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개원일인 30일 오전 기후·탈핵·종교·시민사회단체 연대단체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탈핵 국회 요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1대 국회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되었던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은 선언에 그쳤다. 이에 22대 국회는 달라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이날 사회를 맡은 탈핵시민행동 최경숙 집행위워장은 “오늘 브리핑 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핵발전소 등 부적절한 내용이 담겼을 것이라고 예측된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첫 발언자인 김은정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현 정부 기후정책이 핵 진흥 중심으로 기후 이슈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핵 산업 지원을 위한 R&D 등 수조원의 예산을 계획한 반면, “기후대응기금의 공정한 전환 예산은 65억원이 줄었고, 저소득층 에너지효율 개선사업도 2천억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재각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은 “정부가 탈 석탄을 한다면서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고, 재생에너지 늘린다며 핵 발전에 투자하는 것”을 비판했다. 이어 “국회가 직면한 과제 중 가장 앞선 자리에 기후위기 해결과 정의로운 전환이 놓여야하고, 탈핵과 탈 석탄의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환경회의 최태량 운영위원은 가톨릭 교회의 관점에서 “핵 기술로 일어난 문제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면서 “22대 국회에 국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 뿐만 아니라, 안전한 법과 정부정책의 감시 역할”을 주문했다.

다음은 핵발전소를 껴안고 있는 울산에서 올라온 박진영 핵발전소지역탈핵대책위협의회 집행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도 어쩌다 공무원인데 국가의 미래를 대통령 말 한마디에 바꾸어선 안 된다”며 “더 이상 지역의 희생을 강조하는 부도덕한 방식의 에너지는 그만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대학생 기후행동 윤은빈 활동가, 녹색당 김지윤 활동가, 환경운동연합 조민기 활동가의 기자회견문 낭독 후 참가자들이 국회에 ‘탈핵 로드맵’, ‘신규 핵발전소 건설 금지’,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 ‘탈핵 국회’, ‘공공재생에너지’를 붙이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문]

윤석열 정부의 핵폭주 2년, 더 이상의 퇴행을 용납할 수 없다

22대 국회는 탈핵을 선언하라

지난 2월 창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는 원전 산업 정상화를 넘어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전폭 지원 펼칠 것"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원전 산업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SMR(소형모듈원자로)을 포함한 원전산업지원특별법 제정’과 ‘합리적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올해 안에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3조3천억원 규모의 원전 일감을 지원하는 것, 1조원 규모의 특별금융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윤 대통령은 이를 민생이라는 단어로 포장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핵발전 때문에 고통받고 눈물 흘리는 국민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핵산업 부흥만 담겨있다.

우리는 지난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갈 즈음에 있었던 고준위특별법 논의를 기억한다. 다행히 폐기된 이 법은, 기존 핵발전소 부지 내 임시 핵폐기장을 용인해 주면서 핵산업계의 염원인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해 주려던 법이다. 핵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지역을 핵무덤으로 만드는 것에 반대하고, 전국의 시민사회가 핵폐기물을 한없이 늘리는 것에 항의해도 정부는 꼼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력난을 강조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일 8개 정당의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모여 국회가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함을 강조했다. 그렇다. 기후위기는 모든 것을 바꾸고 있고, 이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지키는 데 가장 필수적인 과제다. 또한 이 과정이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진정한 기후대응은 정의로운 방법으로, 지금 당장 구현되어야 한다.

핵산업은 경제 성장을 쫒으며 우리 사회 불평등과 차별, 국가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었고,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핵 위험을 증가시킬 뿐이다. 더욱이 계속 늘어나는 고준위핵폐기물은 우리의 미래를 저당잡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핵발전소 추가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국민의 생존권을 지키지 않고 핵자본의 영업을 자처하는 정부의 폭주를 막을 의무가 있다. 소중한 예산을 국민을 해하고 위험으로 내모는 데 사용하지 않고 안전을 지키는 데 사용해야 할 책임이 있다. 더불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빠르게 확대되어야 할 공공재생에너지를 적극 지원할 책임이 있다. 또한 거대한 에너지전환의 흐름에 맞춰 정부가 추진하는 원자력산업지원특별법이 아닌 핵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준비할 과제가 있다.

우리는 22대 국회가 윤석열 정부의 핵 폭주를 멈추고 안전하고 정의로운 탈핵의 길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신규 건설을 금지하고,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응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 핵발전 확대에 문제가 생길까 봐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방관하는 정부 정책을 바꾸기 위한 국회의 감시와 입법이 필요하다.

핵폐기물을 무제한으로 늘리는 핵발전소 확대를 멈추는 것을 시작으로 핵발전소 지역에만 핵폐기물 위험과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에 대한 해법을 논의해야 한다. 핵발전소의 방사능 피해로 고통받으며 이주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세계의 흐름을 거스른 윤석열 정부의 핵폭주 2년으로 우리 사회의 안전은 물론 기후위기 대응에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뒤로 갈 시간이 없다. 22대 국회는 탈핵을 선언하라.

(2024년 5월 30일)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의동맹, 종교환경회의, 탈핵시민행동, 핵발전소지역대책위협의회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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