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집진드기를 아토피 원인이라고 했나

김수남의 인간과 자연/⑫집진드기와 아토피 김수남 아토피건선 치유명인l승인2024.06.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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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식사 후 한 움큼의 약을 입에 털어 넣었습니다. 놀래서 무슨 약을 그렇게 많이 드시냐고 물었더니 대뜸 퉁명스럽게 말을 툭 던졌습니다.

“당신들이 우리의 고통을 알기나 하겠소?”

왜 그러시냐며 재차 물으니 인상을 찌푸리며 고엽제 후유증이라고 합니다. 바지를 걷고 다리를 보여주는데 피부가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습니다. 밤이면 일제히 수백 개의 바늘이 찌르고, 칼로 살을 저미는 듯한 통증과 함께 가려움증도 올라온다고 합니다.

월남전쟁에 참전했다가 건강을 잃었다며 슬픔과 원망이 가득 찬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습니다. 뼈아픈 일이지만 이미 지난 일이니, 지금은 당장 치료에 집중해 보라며 아토나를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고엽제로 인해 발생한 몸의 이상 증세를 보니 아토피와 흡사하기는 했는데 칼로 저미는 통증까지는 알 수가 없어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약 3개월쯤 지났을 때 그분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바늘로 콕콕 찌르고, 칼로 살을 저미는 통증이 사라졌다며 만나고 싶어했습니다. 만나자마자 그는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미국에 사는 손녀딸이 아토피에 걸려 온 가족이 고통 속에 산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아토피 치료를 위해 미국에서 1억 원 이상을 병원비로 썼고, 한국에서도 소문난 H 병원을 찾아가 치료비로 쓴 돈만 6천만 원이 넘는다고.

“고칠 수 있을까요?”

무엇으로도 가망이 없었던 자기 몸이 아토나로 호전되고 보니 조금 믿음이 가는 모양입니다. 한국에서는 98년 10월 하순 아토피란 말이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지며 아토피는 ‘집 진드기’가 원인이라는 TV 뉴스가 대대적으로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 집 진드기는 아토피 원인이 아니다. 한빛코리아 제공

뉴스 보도는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너도나도 집 진드기가 아토피 원인이란 소식에 아연실색하며 스팀청소기가 불티나게 팔리는 등 집 진드기 소탕 소동이 벌어진 것입니다. 한편 그렇게 괴롭던 아토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며 희망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대학교수의 이 발표는 결국 많은 사람들을 절망에 빠지게 한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집 진드기를 없애도 아토피는 전혀 진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집 진드기가 아토피 원인으로 계속 언급되고 있어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지, 그런 주장이 얼마나 무책임한 짓인지 세상에 널리 알려주고 싶습니다.

물론 긁으면 진물이나 부스럼이 손톱 밑으로 옮겨지듯 집진드기가 기어다니며 여기저기 2차 오염을 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토피 원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고엽제 아저씨는 집 진드기가 아토피 원인이라는 TV 보도를 듣자마자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서 침대와 소파를 가죽 제품으로 바꿔주었다고 합니다. 집 진드기가 좋아하는 섬유 재질 소파보다 가죽 소파가 안전하다고 믿은 것입니다.

저는 안타까워 혀를 차고 말았습니다. 새 소파에서는 아토피에 해로운 환경호르몬 유해 물질이 계속 흘러나오므로 아토피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가려움증을 참지 못하고, 얼굴을 박박 긁을까 염려되어 시어머니와 엄마는 교대로 아기 팔에 자기 팔을 붕대로 묶고 감시하며 잠을 잤습니다. 지긋지긋한 아토피! 이 끝없는 고통이라는 현실 앞에 모두가 지쳐갈 즈음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친정아버지가 원인 제공자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딸은 아이의 아토피가 유전적으로 이어진 자기 탓인가 싶어 멀리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자살 소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자기가 이 세상에 없어도 용서해달라고 울먹이는 바람에 고엽제 아저씨 부부는 딸이 정말 자살할까 두려워 설득하느라 밤을 꼬박 지새웠다고 합니다. 그때 손녀딸을 한국으로 데려와 ‘아토나’ 치료를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2004년 4월 18일 미국에서 온 여자아이(3세)를 처음 만나 아토나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아토나가 정식 출시되기 전이라 비누와 스프레이 밖에 없었지만 반신욕을 하루 3번씩 하게 하는 등 집중관리를 하니까 2주쯤 지나자 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되었습니다. 그런데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자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풀장에 놀러 가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아이의 몸이 정상적으로 보이자 방심한 것입니다.

물놀이를 하다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어린 딸의 모습에 깜짝 놀란 가족은 발을 동동 구르며 긴급하게 저를 찾았습니다. 새벽 1시에 도착하니 아이는 그야말로 고무풍선처럼 통통해진 모습으로 나를 껌뻑껌뻑 쳐다보고 있더군요. 즉시 아토나 스프레이를 아이 몸에 뿌리고 주무르며 별별 쇼를 다했던 기억이 납니다.

▲ 관리를 시작한 지 2개월 18일 만의 모습인 3살 아이. 한빛코리아 제공

위 사진은 관리를 시작한 지 2개월 18일 만의 모습입니다. 아토나 관리라는 게 별 것 없어요. 그냥 정성껏 뿌리고 두드리면 됩니다.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하면 어떤 아토피라도 틀림없이 낫는다고 장담하겠습니다.

미국으로 떠나는 날, 아이 아빠가 찾아와 제게 큰절을 하더니 나중에 자기가 죽더라도 딸에게 저를 잊지 않도록 하겠다며 고마워했습니다. 아, 이런 보람이 어디 있을까요?

그로부터 4년쯤 지난 어느 날, 고엽제 아저씨는 아이 사진이 미국에서 왔다고 제게 보여줬습니다. 부쩍 자란 모습의 아이는 ‘덕분에 저 이만큼 컸어요’ 하는 문자와 함께 외할아버지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집 진드기 이야기를 간과하면 안 될 것 같아 집 진드기 이야기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집 진드기는 아토피와 아무 관련이 없으니, 여러분은 그런 보도를 믿지 않길 바랍니다. 누가 집 진드기를 아토피 원인이라고 유포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로 인해 누가 이득을 보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듯 싶습니다. 

김수남 아토피건선 치유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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