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해법과 재원 방안 없는 빛 좋은 개살구

참여연대l승인2024.07.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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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역동경제 로드맵, 구조적 해법과 재원 방안 없는 빛 좋은 개살구

오늘(7/3) 윤석열 정부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역동경제 로드맵」 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함께 내놓았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그럴듯한 포장과는 달리 경제력 집중, 불공정 거래, 노동조건 악화 등 진짜 문제에 대한 답은 담겨있지 않았다. 특히 윤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3대 구조개혁 과제로 밝힌 연금개혁 방안은 언급조차 없다.

게다가 국민 삶의 질을 제고하고 경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세수 부족사태가 반복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았다. 구조개혁도, 민생경제도 지속가능성도 찾아볼 수 없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역동 경제 로드맵,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은 그저 빛 좋은 개살구다.

올해 5월까지 법인세 수입이 전년 대비 15.3조원 급감하면서 국세수입이 전년 대비 9.1조원 감소하며 3년째 ‘세수 결손’ 조기경보가 울린 상황이다. 그런데도 종부세, 금투세, 상속세 등 대규모 감세 드라이브를 지속하며, 세제 지원 확대를 줄줄이 내놓았다. 게다가 당장 눈앞에 놓인 리스크를 관리할 대책도 찾아 볼 수 없다. 부동산 PF·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의 잠재 위험요인 관리 강화를 내놓고도 부동산 PF 지원을 확대하고, 신생아 대출 요건을 완화하여 PF 리스크와 가계부채를 더욱 심화시킬 기존 정책에 대한 보완 방안도 내놓지 않았다.

리스크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확충 방안도 없다. 사회서비스를 차등화하고 ‘약자복지’로 포장된 ‘약한복지’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낮은 대통령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대책을 내놓았지만, ‘민생’도 ‘구조개혁’도 없이 알맹이 없는 대책일 뿐이다.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가 경제정책방향과 역동경제 로드맵에 진짜 민생회복과 구조개혁을 할 수 있는 해법과 뚜렷한 재원 방안을 담아 다시 발표할 것을 촉구한다.

소상공인 폐업율 최고치 비상상황, 재탕정책을 종합대책으로 포장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가계지출 감소와 매출하락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폐업률과 연체율이 근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비상상황’이지만 이번 대책은 ‘종합대책’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만큼 기존 대책들을 끌어모으는 수준이다. 정부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영업자들이 전반적으로 위기인 상황에서도 연매출 5천만원 미만의 소상공인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업체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서 점포 투자로 인한 대출원리금, 임대료,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연매출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의 업체들은 줄어들고 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이들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경기순환 대책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여전히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중첩적인 지원을 반복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현장에서는 플랫폼 대기업들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과 비용 떠넘기기 등의 불공정 행위가 만연한데도 이들의 독과점적인 구조에 대한 대책 없이 배달료를 인하하겠다는 추상적인 계획을 내놓는데 그친 데다, 온라인 쇼핑과 배달 전환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아 우려스럽다. 소상공인 금융지원도 단순히 상환기간을 연장하고 금리를 낮추는 것을 넘어 코로나19 시기 방역대책으로 인해 부채가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탕감이나 불이익 없는 채무조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사회서비스의 산업화 정책 즉각 폐기하고 공적 돌봄체계 구축해야

의료비 부담 경감을 말하면서도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다. 우리나라의 가계 의료비 부담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건강보험 보장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실제 중요한 보편적 건강보장 정책은 역행하면서 간병비나 비급여 통제 같은 부분적인 사안만을 대책으로 내놓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사회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격탄력제를 도입하고, 사회서비스 공급기관의 성장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빈약한 현실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회서비스가 민간에 맡겨 운영되고 있어서 운영의 불투명과 비민주성, 효과성 결여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돌봄의 국가책임을 말하면서 지속 가능하지 않은 민간 중심 사회서비스 공급 구조의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외국인 가사관리사 및 체류외국인 가사 돌봄 등 시범사업 운영과 이의 확대 검토를 ‘가계소득·자산 확충 방안’으로 내놓은 것은 윤석열 정부의 돌봄노동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구시대적이고 빈곤한 철학을 보여준다. 시민들은 누구나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위해 공적 돌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서비스의 민영화, 영리화, 산업화 정책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뉴스테이보다 후퇴한 임대사업자 대책 폐기해야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전월세 가격 상승,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 급증 등으로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과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음에도 이를 해결할 정책은 없이 부동산·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부실 건설사에 대한 공적 지원과 부동산 건설 규제 완화로 부동산 PF 위기를 자초했음에도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공공·금융기관의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역동경제 로드맵」을 통해 제시한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은 과거 박근혜 정부의 뉴스테이보다 더 후퇴한 정책이다. 임대사업자들은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법인세 완화 등의 세제 혜택과 임대료 규제까지 대폭 완화된 특혜를 받지만, 세입자들은 높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정부의 주장대로 영세·단기, 비등록 사업자가 민간 임대 시장을 주도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전세사기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이는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도입이 아니라 임대등록 의무화를 통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해결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 로드맵은 도리어 주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주거안정이 시급한데, 이는 각종 규제완화를 통한 집값 떠받치기가 아니라 공공임대주택의 확충과 주택 임대차 안정화 대책, 주거급여 상향 등의 정책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24년 7월 3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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