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조장, 주거안정 역행, 기후위기 촉발하는 국민의힘표 도시정비법 개정안

국회가 정부여당의 재건축 안전진단 무력화 반드시 막아내야

오늘(7/18)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안’(이하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김상훈의원 대표발의)이 공동 발의한 ‘도시정비법 개정안’의 핵심은 재건축 안전진단의 무력화이다. 개정안은 안전진단의 명칭에서 ‘안전’을 삭제한 ‘재건축 진단’으로 변경하고, 정비계획의 입안을 위해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통과되던 절차를 뒤로 미뤄 사업시행계획인가 전까지만 실시하면 되도록 했다.

‘안전’이라는 단어의 삭제는 기존 안전진단 평가 배점에서 구조안전성의 비중을 더 낮추고, 도시미관, 주차대수 등을 평가하는 주거환경의 비중을 높이려는 의도이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평가 배점의 50%를 차지하던 구조안정성 비중을 30%로 낮추고 주거환경 비중을 높인(15%->30%) 상태다. 여기에 더해 ‘안전’ 명칭의 삭제는 구조안전성 비중을 추가로 낮춰, 사실상 무력화 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재건축 안전진단 시기를 사업시행계획인가 전까지로 늦춘 것은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정비계획 입안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안전진단 없이 정비계획을 입안해 사업시행계획 인가 시점까지 사업을 진행할 경우, 이미 조합 등 추진 주최의 매몰비용 때문에 사업을 되돌리기가 어려워져 재건축 진단은 형식적인 절차가 될 것이 뻔하다.

이는 지난 1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건축 안전진단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것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준공 33년 차인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주민들의 집합적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는 건 한심한 정책”이라며, 준공 30년이 지나면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보수언론도 “(안전진단 없이) 지은 지 30년밖에 안 된 아파트를 부수고 재건축한다는 것은 세계에 없을 국가적 낭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무력화 법안은 무분별한 재건축 사업의 남발을 초래해 투기를 조장하고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 상승만 부추길 우려가 높다. 정부가 표면상 내세우는 주택공급 효과도 미미하다. 특히 재건축 단지 실거주민의 70% 이상이 세입자라는 점에서 서민 주거안정에 역행한다. 무엇보다 전면철거형 대규모 재건축은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세계적 흐름과 반대되는 반환경적인 토건 정책이다.

주거권네트워크는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소위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무력화하는 도시정비법 개정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투기를 조장하고 국민 주거안정에 역행하며 기후위기를 촉발하는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국회가 막아야 할 것이다.

(2024년 7월 18일)

참여연대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