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진행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제323회 임시회가 7월 24일 제4차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종료되었다. 이번 회기는 부산시 하반기 업무보고 청취와 함께 부산의 난개발을 야기하고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여러 주요 안건이 상정되었으며, 개편된 상임위원회의 하반기 의정 활동 역량을 예측할 수 있는 회기였다. 부산참여연대는 회기 동안 연인원 44명이 현장 방청에 참여하였으며, 안건 심사 과정 등을 꼼꼼히 살폈다. 이에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난개발을 묵인하는 시의회

7월 16일 건설교통위원회에서는 구덕운동장일원 도시재생 혁신지구 계획(안), 구덕운동장 일원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안)에 대한 의견청취안이 상정되었고 이에 건설교통위원회는 “공공성보다는 사업성에 편중, 시민 대다수가 공감하지 못하는 실정, 졸속 주민설명회, 행정절차 미숙 등 사실상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듯하였으나, 결국 의견을 제시하여 통과시켰다.

7월 19일 해양도시안전위원회에서는 지난 회기 보류되었던 (구)부산외대부지 협상 계획에 대한 의견청취안을 다시 심사했다. 심의 과정에서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부산시가 앞서 진행한 3차례 공공기여 협상의 공통점은 주거단지 개발이었다고 비판하면서도 적정 주거시설 비율을 고려하라는 의견을 달아 통과시켰다.

많은 난개발 사업 중 현재 진행 중인 대표적인 난개발 사업에다 지난 회기 같은 상임위에서 보류 결정을 했고 내용과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회기가 바뀌자 통과시켜준 것은 시의회가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할 의지가 없는 것이고 결국 부산시가 주도하는 난개발에 동조하거나 묵인한 것이다. 부산 전체를 온통 아파트로 만들어 결국 아파트와 함께 지역소멸로 달려가고 있는 부산시의 정책에 시의회가 동의를 해준 것이다.

2.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반하는 원자력 산업 육성 및 진흥 조례 시민, 야당의 반대 속에서 시의회 통과

7월 18일 해양도시안전위원회에서는 시의회가 발의한 <부산광역시 원자력산업 육성 및 진흥에 관한 조례>가 심사되었고 여, 야 의원 간의 찬반 토론이 진행되었으나 결국 반대의견을 피력한 야당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원안 가결되었다. 본회의에서 역시 시민들이 반대하는 피켓팅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반대의견을 제시했던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야당 의원은 이어진 5분 발언에서 “부산시민의 안전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며, 소수당 의원으로서의 무력감에 좌절했다”라고 밝혔다.

시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나서 원자력 사업 육성 조례를 만들어 통과시킨 것은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 부산의 미래세대를 내팽개친 의정 활동이다. 이 조례 제정에 찬성하고 통과시킨 의원 한명 한명 반시민적, 반부산적 의원으로 기억할 것이다.

3. 시민이 아닌 부산시장만 원하는 세계적? 아닌 비밀 미술관 유치 동의안 통과

7월 22일 행정문화위원회는 문화체육국 심사에서 ‘세계적 미술관 분관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 동의안’만 따로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부산시가 용역도, 유치 대상 미술관의 명칭도, 세부 내용도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면 부산시의회는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이를 공개하고 투명하게 유치 과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나서야 하지만 역시 시의회는 시민의 대표로서,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집행부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 더구나 유치에 대한 어떤 공청회나 시민사회의 토론도 없었다. 부산시는 세계적이라는 권위에 기대어 시민을 기만하였고 시의회는 부산시의 권위에 무릎 꿇었다.

4. 5분 발언, 시정질의

이번 회기에는 총 23명의 5분 발언과 4명의 의원의 시정질의가 진행되었다. 5분 발언에서는 원자력 산업육성 및 진흥 조례의 반대의견을 제시한 5분 발언이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였고 시민사회가 진행한 박형준 시정 2년 평가 토론회 내용을 언급하며 박형준 시장의 전시시정을 꼬집은 5분 발언도 시의적절했다. 몇몇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책 제안과 뇌병변장애인의 대소변흡수용품 지급을 촉구한 5분 발언이 있었지만 우암동의 아파트로 둘러싸인 군부대 이전, 서부산권의 교량 건설 촉구와 같은 민원성 지역 챙기기 발언과 단순한 제언들이 대부분이었다.

시정질의에서도 이기대 공원 부지 근처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대한 질의와 높이규제 조례 개정 의지를 물었지만, 부산시는 안일한 답변이었고 이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끌어내지 못했다. 시의회 무기력함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5. 과도한 공무원 배석과 비교해 의원들의 짧은 질의

이번 회기 동안 진행되었던 하반기 업무보고에 관계 공무원들이 과도하게 배석하여 시민들의 방청석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이러한 행태는 예전부터 반복되고 있어 행정 공백, 낭비 우려를 지적했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이에 시의회가 과도한 공무원 배석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은 제시했다고는 하지만 몇몇 준비 안 된 의원의 단순한 질의만 하는 상황이라 많은 공무원이 배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많은 공무원 배석이 행정 공백과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와 질책이 있든지 아니면 공무원의 배석은 적절히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9대 의회 전반기 많은 조례, 5분 발언, 시정질의를 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하반기 첫 회의에서 보여준 시의회의 모습은 시민을 대신해 난개발을 막거나,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적극적이지 않았고 세계적 미술관 유치와 관련된 비공개회의처럼 무기력하게 부산시에 끌려가는 모습이 반복되었다. 진정 시민의 대표가 되고 싶고 시민을 위한다면 부산시의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걱정하며 부산시가 주는 의견대로 따라가지 말고 철저히 따져 문제가 있다면 부산시의 사업을 멈추게 해야 할 것이다.

(2024년 7월 24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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