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경찰청장이 성매매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 청장은 지난달 30일‘경찰 기강 확립, 비리 척결 대책’ 브리핑을 마치고 출입 기자들이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의혹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묻자 “성매매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해 기자들에게 조언이라도 구하고 싶다. 여기서도 노총각 기자들 조심해야지 재수 없으면 걸린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강 청장은 이어 “내가 (경찰청) 공보관을 끝내고 미국 연수를 준비하면서, 기자들이 술 한잔 사라고 해서 (술자리를 가진 뒤) 2차를 갔다”며 “모텔에서 기자들에게 열쇠를 나눠주며 ‘내가 이 나이에 별일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치안총수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성매매 단속 업무를 책임지는 경찰청장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경찰청장이 이럴진대 이 사회에서 성매매가 없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마저 든다. 경찰청장의 성접대 경험 고백과 함께 성매매는 재수 없으면 걸린다는 경찰청장의 발언은 극히 위험한 사고다. 치안총수의 사고방식이 이러면 사건을 접하는 일선 경찰들이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관련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경찰이 수사의지 부족을 그대로 드러낸 마당에 계속 경찰에 이번 사건 수사를 맡기는 것은 사건을 흐지부지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쉽게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강 청장의 발언은 청와대 행정관 향응접대와 연예계의 성접대 강요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그 충격은 더한다. 더구나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서는 성을 사는 행위를 권유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어 강 청장이 위법행위인 줄 알면서도 기자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갖게 한다. 더욱이 강 청장의 이번 발언은 성매매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고, 인권의식 없이 불법성매매를 일반적인 남성접대문화로 옹호하고자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로 인해 단속일선에 있는 경찰이 오히려 업주와의 불법유착을 통해 뇌물상납을 받고 불법성매매사건을 축소하거나 무마하는 일이 발생하게 될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시민사회는 강희락 경찰청장의 연이은 부적절한 처신을 주목하고 있다. 강 청장은 지난 3월 5일 인사청문회 당시 쌀 직불금 부당수령 의혹은 샀다. 이 때 강 청장은 야당 의원들이 지적한 쌀 직불금 부당수령 의혹에 대해 “이미 지난해 관련 의혹을 모두 해명했으며 결백하다”면서 “벽진면에서 작성한 농지조서의 내용이 불명확해 발생한 오해로, 부친 및 주변인들이 경작사실을 확인해 줄 수 있다”고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강 청장은 또 해양경찰청장 당시 공기부양정 등을 동창생 모임에 사적으로 이용해 비난을 사기도 했고, 경찰청장 부임 이후 해경과 관련 없는 정치인들의 취임식에 축하 난을 보내는 등 사실상 업무추진비를 통해 자신의 인사고과 관리를 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시민단체가 요구한 지난해 해경청장 업무추진비 세부 사용내역 공개는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성매매는 분명 범죄행위다. 경찰청장의 부절한 발언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시추시켰다. 강 청장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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