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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평화통일시민연대 주최 ‘북한 인공위성 발사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의 긴급토론회에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오바마의 세계 비확산체계 구축 플랜과 북한의 2012년 강성대국 건설 계획이 맞물려 떨어질 경우 북한은 핵포기 선언을, 미국은 자국 또는 관련국 로켓에 북한의 위성을 담아 쏘아 올리는 급진적 타협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그 근거로 오바마 정부가 내년 개최를 목표로 둔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의와 핵보유국 정상회담이라는 2개의 대형 이벤트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고,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한반도 비핵화’ 유훈과 김 주석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 계획에 인공위성 보유를 핵심사업에 두고 있어 양자간 이해가 교차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지난 2000년 북미간 미사일 협상에서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포기 대신 인공위성을 보유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아 타결 일보직전까지 갔던 점을 지목했다.
‘북한 핵포기-미국 위성 대리발사’ 가능성을 점친 정 대표는 “미국내에선 인기없는 협상안이 될 수도 있지만 마침 2012년 재선을 앞둔 오마마 정부가 북한의 태도변화에 따라 대담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북미간 경색 국면은 5~6월경 다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해 해소 국면으로 전환할 여지가 높다”며 “다만 한국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등의 변수가 북미간 극적 타협과 한반도 평화·공존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북 인공위성 로켓 발사 이후 PSI 참여 의지를 연일 내보이는 상황에서 정 대표의 우려는 이날 토론회의 핵심 논의 과제였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유엔 안보리의 솜방망이 대북 경고조치에 이어 북미간 협상이 급진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상황에서 정부의 PSI 전면 참여는 안보 상황을 훨씬 더 위험한 상태에 처하게 할 ‘자학적’ 대응조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SI 전면 참여를 결정할 경우 당장 서해안에서의 충돌과 DMZ 도발가능성, 개성공단 입주기업 압박 확대, 남북한 해운협력 축소 등이 우려된다고 홍 수석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지난 8일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자주적이고 평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2006년 핵실험으로 탄도미사일이 핵무기의 운반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위성발사는 한반도와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키고 주변국의 군비증강 빌미를 제공하는 유감스런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법적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PSI 참여 방침은 한반도의 군사 충돌 위험을 높이는 위험천만한 선택으로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PSI 전면 참가가 아닌 대북특사 파견 등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예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실련도 지난 6일 “북한의 로켓발사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냉정하고 차분한 이성적 대응으로 중장기적 남북관계를 바라보고,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토록 해야 한다”며 “성급한 PSI 전면가입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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