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역없는 수사 주목”

노무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 억원을 수뢰한 사실이 밝혀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은 ‘참여정부의 도덕적 파산’으로 규정짓고, 추가 의혹에 대한 철저 수사를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8일 “대통령 부인이 재임 기간 중 기업인으로부터 총무비서관을 통해 수 억원을 받아 몰래 사용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임이고, 사실상 뇌물에 해당한다”며 “스스로 청렴함을 내세우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도덕적으로 파산선고를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각종 특혜에 대한 보은성 뇌물인지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해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이와 함께 “박연차 씨 사건은 농협 자회사 인수과정 로비, 노무현 측근들의 석연찮은 돈거래,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법정치자금 제공, 신 권력세력에 대한 세무조사 로비 등 여러 사건이 얽혀 있다”며 “박연차 씨 사건 검찰 수사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다른 사건과 발리 추부길 씨에 대한 구속 이후 흐지부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언론에서 이름이 거론된 천신일 세모나중여행사 회장이나 이종찬 전 민정수석을 조사했다는 소식은 없다”며 “전 정권의 부패문제도 중요하지만 현 정권 실세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로비는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박진 의원과 서갑원 의원 등 현역의원을 소환조사하고도 형사 처벌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이번 검찰 수사가 성역없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기획과 의도를 가지고 사법처리 대상과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성역없는 철저 수사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노총도 7일 “이런 뒷거래는 노무현 전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자들의 일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며 “전직 대통령 한 사람을 수사한다고 해서 달라질 현실이 아니기에 국민들의 가슴은 더욱 답답하다”고 언급했다.

원외 정당인 진보신당은 같은 날 “박연차, 정대근, 추부길, 정상문 씨 등 현재 검찰이 구속, 체포해 조사 중인 인사 외에도 현 정부에서 로비 의혹이 제기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행적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철저 수사와 함께 현 정권 인사들의 연루문제, 한상률 전 청장에 대한 귀국조치 등 광범위하고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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