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의미

[시론] 홍성태l승인2009.04.1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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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에 치러진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김상곤 한신대 교수가 교육감에 당선되었다.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낭보를 넘어서 이 사회를 위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김상곤 교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승자독식형 ‘강부자’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 이 사회의 미래가 달린 올바른 교육을 위해 헌신해 온 교육자이기 때문이다. 작년 7월에 있었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주경복 교수가 낙선한 것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그렇기는 해도 경기도에서 이제 이 나라의 ‘진정한 선진화’를 위한 올바른 교육정책이 시행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에 대해 큰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다.

교육감을 흔히 ‘교육대통령’이라고도 부르듯이, 경기도교육감의 권한은 대단히 크다. 경기도교육감은 △8조5천억여원(2008년 기준)의 예산을 편성·집행 △8만7천 여 명에 이르는 경기도지역 공립학교 교사 및 교직원들의 인사권 △2천여명의 초중등교장 인사권 △25명의 교육장 인사권 △경기도립중앙도서관등 도교육청 직속기관(17개) 및 지역교육청 소속기관(13개) 인사권 △‘학력신장방안’, ‘수준별 이동수업’, ‘일제고사 시행’ 등 각종 정책 추진 △학원조례, 급식지원조례 같은 조례안 작성 △0교시 부활, 방과 후 야간자율학습 같은 교육과정 운영 △학교 신설과 이전 및 폐교,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의 인가권, 학교체육과 보건, 학교급식운영, 평준화 결정 △과학기술교육, 사회교육, 기타 교육학예진흥 사항 등 ‘교육’에 관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학벌사회’의 관점에서 잠시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김상곤 당선자의 당선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학벌경쟁 정책에 대한 시민의 저항이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한국은 세계 최악의 학벌사회이다. 학벌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주 어려서부터 치열한 학벌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낭비되는 재원도 막대하다. 사교육비의 지출이 너무나 커서 중산층조차 여유있는 삶을 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학벌경쟁을 더욱 악화시키는 각종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시민의 우려와 저항이 이미 상당히 커진 상태이다.

둘째, 김상곤 당선자는 투표율 12.3%에 40.8%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여기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극히 낮은 투표율이다. 학벌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피해자인 대다수 시민들이 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그 개혁을 위해 실천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의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시민들이 학벌사회와 교육정책의 문제에 대해 대체로 무관심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해 주었다. 교육에는 대부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정작 올바른 교육을 가로막는 학벌사회와 교육정책의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시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이다. 시민의 자각과 실천을 위한 노력이 크게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학벌경쟁을 악화시키는 교육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는 시민들도 많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기호 1번 강원춘 후보는 보수교육단체인 한국교원총연합에서 내세운 후보였고, 기호 4번 김진춘 현 교육감에 대해서 한나라당에서는 의원들까지 나서서 지지를 표명했다. 두 사람의 득표율을 합치면 46% 정도가 된다. 김상곤 당선자를 지지한 사람들보다 두 사람을 지지한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이다. 따라서 이 사람들에게 학벌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교육정책을 잘 알리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과제이다. 물론 이 사람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올바른 교육정책을 꿋꿋이 추진하는 것은 더욱 더 중요한 과제이다.

김상곤 당선자는 당선 소감문에서 경기도교육감 선거일을 “이명박 정부가 강요하는 ‘특권 교육', ’줄세우기 교육', ‘대물림 교육'을 경기 도민의 손으로 엄중하게 심판한 자랑스러운 날”로 선언했다. 또한 그는 “교육은 우리가 의존할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자 새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원천”이라고 선언했다. 잘못된 ‘특권 교육’을 바로잡고 올바른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 김상곤 당선자는 무엇보다 학벌사회의 문제를 직시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모든 국민이 학벌경쟁에 휘말려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학교들은 그 자체로 강고한 권력기관이 되고 있다. 이 참담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올바른 교육정책이 경기도에서 멋지게 시행될 것을 기대한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홍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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