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대표인사 80여명 지지… 내년 지방선거 실험장

오는 29일 보궐선거에서 시장을 선출하는 시흥시장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시민후보에게 주요 시민사회단체 인사 및 풀뿌리활동가들이 지지선언을 했다. 전국 시민사회 인사들이 전폭적인 후보 지지선언을 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하승수 제주대 교수, 이호 풀뿌리자치연구소 소장 등 시민사회 인사 80여명은 지난 13일 시흥시장 보궐선거에 나오는 최준열 후보에 대한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시민사회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시흥시장 선거에 주목한다”며 “우리나라의 썩은 지방자치, 낡은 기득권 정치를 혁신하려는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자치를 변화시키기 위해 중앙의 기득권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가 아닌 지역시민의 입장에 선 후보가 시정을 책임져야 한다”며 “우리는 최 후보를 내세운 시흥지역 시민사회의 움직임을 지지하고, 함께 연대해 반드시 낡은 기득권 정치의 볼모로 잡혀 있는 지방자치를 시민의 품으로 돌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시흥시는 역대 4명의 민선시장이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모두 사법처리 된 지역이다. 시흥지역 시민들은 지난해 시흥시장 주민소환운동을 벌여 4만6천여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주민소환제의 제도적 한계로 청구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번 보궐선거 시민후보 출마는 주민소환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시흥 시민사회와 지역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은 합의를 거쳐 최 후보를 무소속 시민후보로 내세우고 선거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이학영 사무총장은 “시흥시장 보궐선거 시민후보 출마는 어떻게 보면 작은 실험이지만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대의정치의 확산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풀뿌리 지역 시민사회는 투명하고 깨끗한 지방자치를 염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 인사들의 이번 시흥시장 선거 시민후보 지지 선언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민사회가 이전보다 활발한 대응을 펼칠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하승창 운영위원장은 “시민사회 내에서 지방선거 대응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이진 않다”며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펼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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