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대책으로 공공기관 고용할당제를”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가 임금삭감을 전제로 한 신규취업자 희생 방안에서 벗어나 본래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와 민주노총 주최로 지난 15일 열린 ‘고용위기 대안모색 토론회’에서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잡셰어링(job sharing)이란 기본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한국에서는 임금삭감이 마치 일자리 나누기의 핵심인양 소개되고 있다”며 “정부와 재계가 추진 중인 대졸초임 삭감은 일자리 나누기와 상관없이 신규취업자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의 지난 2007년 1인당 연간노동시간은 2천261시간으로 세계 1위”라며 “유럽 수준인 1천400~1천500시간, 미국과 일본 수준인 1천800시간대로 대폭 단축한다면 일자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최소한 2천시간대로만 단축해도 전체 1천599만명 노동자 중 241만명, 10인 이상 사업체로는 151만명의 일자리 창출이 장기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천과제로는 노동시간 상한제와 교대제 개편 등을 통한 실노동시간 단축과 고용유지 및 확대에 따른 협약 체결, 실노동시간 단축으로 고용보장시 지원제도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특히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기업과 노동조합이 고용안정협약과 노동시간 단축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또 “현재 대기업에 엄청나게 쌓여있는 사내유보금의 10% 정도를 고용세로 걷어 약 30조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고용안정특별법을 제정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 유지 기업에 소득 삭감분을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장은 “고용위기는 단순한 고용정책만으로 극복되기 어렵다”며 “경제산업정책, 복지정책의 결합에 의한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정부의 정규직 전환 지원 대책이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이란 상반된 대책으로 정책효과가 상쇄되고, 지원액이 너무 작아 정규직 전환 유인책이 될 수 없다”며 “10만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지원금으로 최소한 5천786억원을 추경예산에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청년실업 대책의 핵심인 괜찮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해 공공기관 청년고용할당제 의무화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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