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횟수 늘려 사회적 합의 도출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신문·방송법 개정안 등 미디어관련 법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만들어진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디어위)가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국민여론 수렴을 위해 공청회 횟수를 늘리고 제대로 된 여론조사를 반드시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디어위는 그동안 각각 4번의 주제별 공청회와 지역별 공청회를 벌였다. 이마저도 횟수를 두고 ‘많다’, ‘적다’ 논쟁으로 한달 가까이 시간을 소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20일 광주에서 진행된 미디어위 공청회는 절차와 논의내용을 두고 혼전을 벌이다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6일 부산 공청회에 이어 두 번째다. 참여연대는 “지극히 촉박한 100일간의 일정 속에서 지역민 여론수렴을 위해 열리는 순회 공청회가 주최측의 무성의한 행태로 파행을 겪었다면 공청회를 왜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며 “또 여당측 추천 미디어위 위원들이 지난 15일 열린 미디어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비롯한 여타 실태조사를 하자는 야당측 추천위원들의 주장을 거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부족한 사회적 논의 기간을 불과 30여일 남겨놓은 상황에서 공청회를 시간 때우기식 통과의례로 여기는 한편 여론조사마저 반대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행태”라며 “이렇게 된다면 사회적 합의기구인 미디어위가 존재가치 없는 무용지물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디어위의 지금까지 행보는 여야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할 뿐 어떤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며 “국민 대다수가 아직도 이 법이 왜 필요한지, 법안 입안자들이 주장하듯 ‘일자리 창출’이나 ‘세계적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이고 계량화된 근거를 듣지 못했다”고 지목했다.

참여연대는 “미디어위가 구성된 명분이 사회적 합의 도출이고, 예정된 기간의 반이 훨씬 넘은 지금 여전히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지, 아닌지 등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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