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되돌아올 길 알고 있나

북핵실험·PSI참가 “한반도 정세 벼랑 끝” 이재환l승인2009.06.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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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극한의 대결구도 해소 전략을”

북한의 제2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정부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전면 참가 선언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시민사회는 북한핵실험과 PSI 전면참여가 결국 한반도 평화를 벼랑 끝에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참여연대는 북핵실험 당일인 지난달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온 국민이 슬픔과 비통함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 국민의 충격과 안위를 고려하지 않고 미국만을 상대로 한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다시 강조하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핵갈등 해소와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6자회담 참가국의 합의사항이자 문제해결의 방향”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북한은 더 이상 극단적인 대결과 모험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무위로 돌려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도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기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북핵실험에 비판적 견해를 표명했다. 녹색연합은 “북한이 넘어야 할 선을 넘었다”며 “어떤 이유에서도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핵실험은 ‘이에는 이’라는 냉전시대 논리의 다름 아니다”라며 “최악의 대응 수단으로 문제를 풀어가려하지만 이것은 북과 남, 한반도 전체가 불행으로 가는 길이지 안녕과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환경연합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평화적 해결노력이야 말로 한반도에서 파국적인 전쟁을 예방하고 우리 민족의 생존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러나 정부가 북핵실험 소식을 전해듣자 즉각 PSI 전면 참가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전평화연대(준)는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확산하는 주범은 PSI를 주도하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라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심지어 충돌을 가져올 수 있는 PSI 참여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정부의 PSI 참여 결정은 매우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결정”이라며 “북한의 핵실험은 분명히 잘못된 길이지만 정부의 강경대응은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단체 홈페이지 칼럼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PSI 전면 참가를 선언했다”며 “꼬일대로 꼬인 형국이지만 이같은 난국에도 반드시 고수해야 할 원칙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해 평화체제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복안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실험까지 하고 나오는데 한국도 맞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즉흥적인 싸움의 방식”이라고 지목했다.

또 “지금의 난국이 문제해결의 방향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로간의 신뢰가 없기 때문에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현 정부 출범 이래 기존 합의에 대한 전면적 부정으로 남북간 신뢰관계는 산산이 깨졌고, 남북관계 진전과 신뢰를 무기로 주변 국가를 중재하고 북한을 설득하던 역할이 실종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박 정책실장은 “이런 상황에서 PSI 전면 참여는 결코 해법이 아니다”며 “남측의 지원없이 북한이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던 이명박 정부는 이제 남북관계 단절이라는 되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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