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 신문’까지 등장

불법 경품행위 다시 기승 이향미l승인2007.07.2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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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약관 제정·신문고시 개정 시급

신문신고포상금제 시행이후 급감했던 일선 지국의 불법 경품제공 행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품으로 자전거나 비데 같은 현물을 주던 관행에서 백화점 상품권이나 심지어 수표까지 등장했고 신문 본사와 지국간의 불공정 약정 실태도 ‘현대판 노비문서’로까지 일컬어지고 있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19일 민언련을 비롯한 언론단체 주체로 열린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이처럼 신문시장의 불공정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과 함께 신문시장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10만원권 수표까지 경품으로 등장=신문지국들간의 판매경쟁이 과열 양상이 치열해지면서 자전거 등의 현물 대신 수표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동조 신문판매연대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분당에서 얼마전에 신고가 들어왔는데, 지국끼리 경쟁으로 경품으로 10만원권 수표까지 제공하고 있다”며 “메이저신문이니까 가능한 일로 중산층 이상의 광고 효과가 있는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고 증언했다.

또한 신문지국이 독자확보를 위해 치루는 각종 마케팅 비용은 신문판매 원가를 훨씬 넘어 제살 갉아먹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조 위원장에 따르면 현금 10만원에 배달비용 2만4천원과 본사 납부금 7만2천원을 포함하면 구독자 한명을 확보하기 위해 연간 19만6천원의 비용이 드는데, 이는 일인당 신문구독료 1년치 14만4천원에서 5만2천원이나 초과하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구독 확장에 들어가는 판촉비용의 상당 부분은 본사가 아닌 지국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본사-지국 약정서는 ‘현대판 노비문서’=이처럼 지국이 과열 경쟁에 내몰리는 이유는 본사와 맺는 불평등한 계약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동조 위원장은 “구독료 14만4천원을 벌기 위해 19만6천원을 투자하는 멍청한 사업자가 어디 있나. 권리는 하나도 없고 의무만 있는 본사와 지국간의 약정서는 현대판 노비문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사와 지국간의 분쟁 소송을 6년간 이끌어온 이강훈 변호사(법무법인 태웅)는 “이러한 과당 판매경쟁으로 지국의 재정사정이 악화되면서 사실상 신문판매업자들이 일반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한지 오래”라며 “독립사업자이기 때문에 신문사와의 관계에서 법적인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본사와 지국 사이의 불공정한 관계와 관련해 △신문사가 지국장들로부터 판매되지 않는 유가지에 대한 신문공급대금을 받고 있는 사례 △지대 산정의 기초가 되는 신문공급단가를 신문사가 정한다고 규정되고 있는 사례 △신문증면 및 별쇄에 따른 삽지 비용을 지국에 전가하고 있는 사례 △판매부수 감소나 투자여력이 없다는 사유로 지국설치약정을 해지하는 사례 등을 제시했다.

◇신문고시 개정과 표준약관 제정 시급=발제를 맡은 박용규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민언련 정책위원)는 신문시장을 정상화하고 본사와 지국의 불공정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저널리즘의 영역에 개입해서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기업의 영역에서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현실을 감안한 규제정책을 세우고 불법 판촉 행위나 우월적 지위 남용 행위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판매 시장과 관련한 법률관계에 대해 발제를 맡은 이강훈 변호사는 신문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신문사들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규제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려면 △신문지국설치 약정 및 신문공급약정서를 표준약관으로 도입해 신문사와 지국의 분쟁을 줄이고 △신문판매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신문고시를 좀더 구체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조영수 민언련 총무부장과 도형래 언론연대 신문정책팀장은 “신문시장의 불공정거래를 감시·감독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시민사회의 공동대응을 모색해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욱 언론재단 미디어연구팀장은 “공정거래위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표준약관 개정과 판매시스템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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