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불매운동 번진다

노동‥시민단체‥여성‥교회까지 이향미l승인2007.07.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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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양산법 공권력 투입 규탄

이랜드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각계의 의견을 모으기 위한 공청회가 공권력이 투입된 지난 20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렸다. 1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뉴코아-이랜드 유통서비스 비정규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주최한 이번 청문회는 여성 종교 시민단체 법조 학계 등 각계에서 참석해 이번 사태의 합리적인 해결방안에 대해 중지를 모았으나 참석을 요청했던 홈에버 뉴코아 사측과 노동부, 경총 관계자들의 자리는 공석인 채 반쪽짜리 공청회로 끝났다.

이번 공청회를 주최한 이상윤 공대위 상황실장(한국진보연대 사회공공성위원회 국장)은 “많은 우려 속에 통과된 비정규법이 시행을 앞두고 유통서비스 분야의 여성노동자들에게서 먼저 발생했다”면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7월부터 뒤늦게나마 공동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고 밝히며 “내일부터 불매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랜드-홈에버 상암점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6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지난 20일 강제연행된 직후 현장에서 민교협, 학단협, 교수노조 등 교수-학술 단체들이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공권력 투입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만삭의 배를 안고 나온 주부노동자인 이미연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이 먼저 노동계를 대표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이미연 씨는 “1박2일이면 끝날줄 알았던 점거농성이 20일을 넘어섰다. 일요일도 없이 일해왔던 우리 아줌마들이 고용 보장 약속을 깨고 지난 1일 부로 일터에서 쫓겨났는데, 사측은 진정성을 갖고 교섭에 임하지 않고 있기에 울분이 쌓였다”면서 “이번 농성에는 비정규 뿐만 아니라 정규직 인원감축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규직들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연씨는 뉴코아에서는 “고용계약기간을 10개월에서 6개월, 3개월, 1개월로 단축시키더니 심지어 계약기간을 공란으로 두는 ‘0개월’ 계약서까지 등장했다”며 “비정규법안은 누구도 자기 직장처럼 마음놓고 다니지 못하게 하는 사회불안 요소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정부와 사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합리적인 해결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랜드 사태는 현재 교섭진행과정에서의 여러 쟁점들도 있지만 고소고발 사태와 징계, 그리고 공권력 투입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특히 공권력 투입과 관련한 각계의 규탄 발언이 쇄도했다.

최상림 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우리 사회 갈등해결 능력이 미약함을 느낀다"며 "공권력 투입으로 이 문제를 덮는 것은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승원 KNCC 정의평화위원은 “교섭과정에서 직접 들어가 지켜본 결과 사측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교섭이 결렬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랜드측은 공권력 투입이라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열린우리당에서조차 오늘 공권력 투입에 대해 논평을 낼 만큼 정당성을 상실하고 있다”면서 “이랜드는 예전부터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해왔지만 시정명령이나 경고에 그쳐왔는데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현저하게 형평성을 상실한 대처”라고 지적했다.

여성계를 대표해서 나온 최상림 대표는 이랜드 여성노동자들의 열악한 여성복지 문제를 풀어놓았다. “홈에버-뉴코아 노동자들은 대다수가 주부이고 소비자들 또한 주부들인데 모성보호 차원에서 출산휴가나 생리휴가 등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은 개탄스럽다"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 기업이라면 더욱 더 여성들의 복지 문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를 대표한 신승원 목사는 “이랜드 사주가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다고 해서 기독교기업은 아니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게 기독교의 정신인 ‘사랑’"이라며 "사람을 쉽게 내치는 것을 봤을 때 진정한 기독교기업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주일마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54개 시민단체와 함께 ‘나쁜기업’ 불매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기업의 사회 책임 담론이 대두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왜곡되어 있는 현실”이라며 그 예로 이랜드를 지목했다. “고용에 대한 사회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자선활동으로 사회책임을 다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이랜드는 박성수 사장이 130억원이 넘는 금액을 헌납한 일이 있으나 홈에버-뉴코아의 2년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는데 드는 비용은 40억원이라는 게 이번 공청회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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