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PD수첩> 제작진 불구속 기소 처분이 발표되자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PD수첩의 광우병 방송이 총체적으로 왜곡?조작됐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낱낱이 드러났다”며 “제작 과정상 단순 실수가 아니라 제작진이 처음부터 불순한 의도를 갖고 진실을 바꿔치기했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나왔다”고 맞장구쳤다.
하지만 이번 검찰의 ‘광우병 보도’ 기소는 정치적 과잉수사이자 비판언론에 재갈물리기라는 게 중론이다. “인권과 민주주의, 공익의 수호자여야 할 검찰이 꼭두각시마냥 정권에 부화뇌동하고 있다”는 민변의 비판이 딱 들어맞는다. 1년여에 걸친 검찰의 <PD수첩> 수사는 처음부터 정치보복을 위한 표적?강압 수사로, 언론계와 시민사회로부터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 받아왔다. 하지만 검찰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비판언론인에게 형사처벌의 칼끝을 들이대는 ‘영혼없는 검찰’로서 말이다.
전문가들과 법조계조차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공직자 명예훼손’이라는 기상천외한 죄목으로 처벌하겠다는 발상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사를 지휘하던 임수빈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무혐의 의견을 굽히지 않다가 검찰수뇌부와 마찰을 빚은 끝에 결국 옷을 벗었다. ‘혐의 없다’던 수사팀을 교체하고 새로 꾸려 제작진을 차례로 체포하더니 결국 5명을 기소해 버리고 말았다. 문화방송 노조는 “검찰의 현 수사는 애당초 촛불 강박증과 광장 공포증에 사로잡힌 현 정권을 위해 촛불시위 책임을 <PD수첩>에 떠넘기려는 정치적 수사요, 비판언론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도 이번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검찰 역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웃음거리와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간 표적?강압수사, 조중동 광고업체 불매운동 수사, 그리고 미네르바 수사 등 검찰은 정권의 지침에 따른 정치수사로 이미 검찰 조직에 치명상을 입힐 자충수를 잇달아 두었다”며 “이번 <PD수첩> 제작진 기소는 검찰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정적 삽질이 될 것”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검찰은 이번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은희 작가가 쓴 이메일 3건을 공개하는 치졸함을 연출했다.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면서 사건과 무관한 개인 이메일을 뒤져 ‘이명박 정부에 반감이 있다는 걸 찾아냈다’고 박수치는 것을 보면 국민의 검찰이 아닌 정권의 검찰임이 분명하다. 이제 법리공방이 시작될 것이다. 법원은 언론이 공인에 대해 악의적이 아닌 공익적 목적의 보도는 위법성이 없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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