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등록금 1천만원 시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학부모의 소득은 감소하고, 대량 휴학사태가 점점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단지 학자금 대출이자를 조금 낮추고 것만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득 5~6분위 이하의 계층의 대학생에 대해서는 정부가 등록금을 선납하고, 대학생이 졸업후 일정소득(예를 들어, 연봉 3천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게 되면 그 초과소득에 대하여 9%씩 갚아 나가는 소득연계형 등록금후불제와 같이 근본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을 더는 대책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여야를 망라하여 모두 그 법안을 제출하고 있고, 그 소요예산이 3조원 정도라는 구체적인 준비계획까지 나와 있지만 정부는 이런 대책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등록금을 학기 내에 몇 달에 걸쳐 나누어 분납하는 것이나 대학재정 정보공시 강화만으로는 큰 도움이 되는 제도가 아니다. 대학당국으로 하여금 과도하게 적립된 대학적립금을 경제침체기를 맞아 장학금 확충 등으로 사용하여 대규모 휴업사태를 막고, 이를 위한 뒷받침으로 정보공시 강화가 확립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가 저소득층의 소득수준에 비해 턱없이 높아 임대료를 연체하거나 입주를 포기하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공공임대아파트의 임대료를 낮추는 문제도 시범적으로 할 문제가 아니다. 현재 전국에서 단 1개 단지에서만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소득수준에 따른 임대료 차등부과제를 전면적으로 확대 실시해야 한다.
경기침체기에 실업대책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의 유효창출정책으로 내수를 확대, 유지하려는 경제정책이 필요한데 오히려 최저임금 인하 등 세계적인 내수경기 부양정책과는 역행하는 반서민대책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일자리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을 전환하는 지원, 촉진정책 없이 비정규직의 연장과 파견확장 등 비정규직의 계속 유지와 확대정책으로 역행하고 있다. 자영업자 폐업, 휴업이 속출하고 있는데 정부의 정책자금 회수를 조금 늦춘다는 것은 문제해결과는 한참 먼 미봉책일 뿐이다. 자영업자 실업에 대하여도 생계비를 지원할 수 있는 실업부조제도 도입 등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40~50만의 자영업자 폐업사태에 대한 대책도 문제의 규모와 심각성에 비하여 정부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대기업마트의 SSM(기업형 슈퍼마켓)?진출규제에 대해 서구선진국처럼 진입허가제, 품목, 영업시간 규제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터주어야 한다. 적용범위의 지나친 제한으로 사실상 사문화되어 버린 상가임대차보호법도?적용범위를 확대하여 자영업자들의 임대보증금 보호, 임대기간 보장 등의 실질대책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국채발행으로 빚을 내서 임기응변식으로 서민대책으로 세우는 것으로는 서민대중의 신빈곤층화를 막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제회생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공약이 감세정책이었다고 하여 경제상황이 출범당시와 180도 바꾼 상황에서 감세를 통한 경기활성화 정책을 고집할 순 없다. 부자감세로 축난 100조원의 재정부족을 서민들이 부담할 간접세를 인상하거나 저소득층의 사회복지 예산삭감으로 충당하려 한다면 그 경제적 부작용을 둘째치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정책이 될 것이다.
정부가 서민경제에도 신경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찔끔 보여주기식 재정투여로는 재정만 계속 소진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좀 더 근본적인 서민경제의 해결목표와 방안을 정하고, 그 근본적 해결책에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여해야 한다. 로마는 원로원의 기득권층을 위한 집정관만이 아니라 서민들의 호민관을 자임하는 지도자들도 있었기에 오래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
김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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